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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순실 논문엔 온통 상위 1% 영재교육 찬양뿐

유준호 입력 2016. 11. 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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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의 논문서 본인 설립 유치원 자랑하고 상위 1% 영재교육 강조"영재교육은 가정서 지원하는 것..교육 참여안하는 부모는 의외"정유라 촌지·입시비리·특혜서 드러난 왜곡된 교육관 고스란히 담겨학부모 설문조사 내용의 논문 수준도 문제..본인 유치원 자화자찬도
영진전문대학에서 낸 최순실의 논문 ‘한국 몬테소리 교사교육실태에 관한 조사연구’(1993) [논문 캡쳐]
“영재 교육은 끊임없이 지원해 줘야 한다.” “한국에선 몬테소리 사교육이 전무한 실정이다.”

‘비선실세’ 의혹의 중심에 선 최순실 씨(60)의 학력 위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최씨가 발표한 논문들이 하나같이 영재교육을 강조하거나 자신이 운영했던 학원에 대한 홍보내용이 가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체육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자신의 딸 정유라씨가 각종 편법·특혜 의혹에 둘러싸인 가운데 최씨의 기형적 교육관 및 정신세계가 고스란히 묻어나온 것이다.

3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국내에서 최 씨가 작성한 논문은 2건으로 확인됐다. 미래유아교육학회지에 실린 ‘자녀의 영재성과 영재교육에 관한 부모의 인식 및 실태 조사연구(1995)’와 영진전문대학에서 낸 ‘한국 몬테소리 교사교육실태에 관한 조사연구(1993)’다.

지난 1995년도에 발표한 최 씨의 영재 교육 관련 논문은 최 씨의 상위 1% 중심의 영재교육관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최 씨는 해당 논문에서 “모든 개인에게 똑같은 교육을 제공하는게 아니라 잠재력과 수준에 적합한 교육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해 주는 것이 교육 기회의 균등”이라고 적시했다.

최 씨는 해당 논문에서 ‘영재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부모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는가’에 대한 질문에 10%가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한 설문 결과를 인용하면서 “영재교육은 가정에서 끊임없이 지원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상기할 때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부모가 10%에 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외”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씨는 “자녀가 영재적 특성을 보이는 데에도 영재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면 아동의 영재성은 이내 사장돼 버릴 것”이라며 “이는 불행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이런 최씨의 교육관이 새삼 눈길을 끄는 것은 딸 정유라씨의 중·고등학교 시절 출석 논란과 함께 이화여대 체육특기생 입학 특혜 논란 때문.

지난달 27일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최 씨는 딸 정유라씨가 다니는 고교에 찾아가 교장과 체육교사를 상대로 돈 봉투를 세 차례 주려고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씨의 출결 처리와 관련해 학교에 찾아가 항의 하면서 담당교사에게 폭언을 하며 거세게 항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최씨가 다녔던 강남의 교회 지인인 A씨는 “평소 최씨는 어릴 적부터 유연(개명전 정유라씨 이름)을 성악영재 또는 승마영재로 키우겠다며 엄청난 사교육비를 쏟았다”며 “딸에게 ‘넌 남들과 다르다’고 평소 강조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의 왜곡된 ‘수월성 교육관’이 생활과 논문에까지 곳곳에서 목격되는 셈이다.

논문의 연구 방식과 수준 역시 문제로 드러났다. A4 32장 분량의 해당 논문은 C유치원 학부모 112명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 둔 학부모 242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20장 분량으로 서술돼 있다. C유치원은 최 씨가 1985년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열었던 몬테소리 교육으로 유명한 ‘초이 유치원’으로 유치원 학부모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돌린 결과를 논문으로 만들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지난 1993년 영진전문대학 이름으로 낸 ‘한국 몬테소리 교사교육실태에 관한 조사연구’ 역시 비슷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해당 논문은 한 교수연수회에 참석한 유치원 원장과 원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간이설문조사 분석에 지나지 않았다.

해당 논문에서 최씨는 “한국 내 몬테소리 사교육은 전무 한 실태”라고 지적하면서도 “최순실의 산타 모니카 몬테소리 교사양성대학 한국교육원이 비교적 장기과정인 1년과 또는 2년 과정으로 몬테소리교사를 주말을 이용해 양성하고 있다”고 자찬하는 모습까지 내비치기도 했다.

당초 최 씨는 단국대 영문과 75학번으로 단국대 대학원 연구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언론은 최 씨가 청강생 신분으로 단국대를 다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한국연구자정보시스템(KCI·국내 연구자들이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는 온라인 시스템)에 등재된 최 씨의 미국의 한 대학의 박사 학위 역시 위조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실한 논문에 학력 위조 문제까지 불거져 나오는 상황에서 매일경제는 해당 논문의 공동 저자와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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