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만나러 가는 길 - 일본 시즈오카

이진욱 2016. 11. 11. 10: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시즈오카(静岡)라는 도시

소박한 모습의 거리 끝으로 멀리 후지산이 보인다. ⓒ MK스타일 / 월간 여행스케치
단층집과 이층집들이 조금씩 떨어져 소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시즈오카라는 도시의 첫인상이다. 화려하거나 복잡한 대도시의 면모도, 유구한 역사와 전통으로 과거로 타임슬립한 기분이 들게 하지도 않았다. 그저 일상의 얼굴을 한 도시. 그게 시즈오카였다. 그러나 다른 일본 소도시들과는 다른 것이 있었다. 동네 곳곳에서 우뚝 솟은 후지산이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신의 길’ 지나 신에게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미호노 마츠바라. ⓒ MK스타일 / 월간 여행스케치
시즈오카에는 몇 개의 후지산 뷰포인트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미호노 마츠바라’다. 버스정류장을 알리는 작은 간판 하나가 전부인 정류장에 내리면 마을 끝자락에서 보이는 후지산이 벌써 눈에 띈다. 더 아름답게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미호노 마츠바라’까지는 작은 이정표만을 따라 마을 안으로 10분은 더 걸어가야 한다. 노인 한 분이 외지인을 알아보고 자신이 길을 알려주겠다고 말을 건다. 매일 이 길을 산책한다는 그는 “11월 말은 되어야 후지산에 눈이 내린다”며 “11월부터 3월엔 관광객들로 동네도 북적인다”고 말한다. 그는 ‘카미노미치(신의 길)’라 불리는 길까지 안내해주며 “바다가 나올 때까지 이 길을 쭉 따라가면 신(후지산)을 볼 수 있다”며 인사를 건넸다. 약 7km의 해안선에 300년 된 3만 개의 흑송이 우거진 해송림과 푸른 바다 사이로 후지산의 절경이 보인다.

▶호수에 비친 후지산의 풍경

호수에 비친 후지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타누키코. ⓒ MK스타일 / 월간 여행스케치
후지산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포인트는 타누키코라고 불리는 호수로 아사기리고원 일원에 있다. 후지산이 호수에 비춰 많은 사진가들에게 사랑 받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4월과 8월 20일 전후 일주일 동안은 후지산 꼭대기에 떠오르는 태양이 겹쳐 빛나 ‘다이아몬드 후지’로 불리기도 한다. 타누키코는 후지산의 뷰포인트일 뿐 아니라 다양한 재미가 있는 곳이다. 호숫가에서 낚시와 보트, 카약 등을 즐길 수 있고 호숫가 주변으로 산책길과 자전거도로가 정비되어 있어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주변에는 캠핑시설과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볍게 산책을 하는 이들부터 후지산을 등반하는 이들까지 모두가 즐겨 찾는다.

후지산은 시즈오카현 동부의 후지노미야시에 속해 있지만, 꼭 후지산 가까이로 가지 않아도 우뚝 솟은 후지산은 시즈오카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시즈오카역 근처의 슨푸 공원을 산책하면서도, 항구 근처인 시미즈항만 가도 날씨가 좋은 날엔 선명하게 후지산이 보인다. 시즈오카 시내와 후지산을 함께 보려면, 시즈오카현청 전망대에 들르는 것도 좋다.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추억의 선술집에서 맛보는 흑오뎅

시즈오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쿠로오뎅을 건네주는 선술집 주인. ⓒ MK스타일 / 월간여행스케치
근해의 생선을 이용한 오뎅으로 유명하다. 오뎅을 취급하는 작은 선술집들이 처마를 맞대며 모여 있는 ‘아오바 오뎅가이’는 한국의 포장마차 분위기와 비슷하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시즈오카의 색(色)다른 맛인 쿠로오뎅은 고등어, 전갱이, 멸치 등 푸른 생선의 뼈까지 모두 사용해 일반 오뎅에 비해 훨씬 더 맛이 깊고 독특한 풍미가 있으며 씹는 맛이 있다. 그래서 “정어리와 가다랭이 등의 건어물을 분말로 만든 가루를 뿌려 먹어야 진짜 시즈오카 스타일”이라고 권하기도 한다.

생선살에 전분을 넣어 오뎅을 만드는 우리나라와 달리 시즈오카에서 즐겨먹는 오뎅은 마를 함께 넣어 만든 ‘쿠로한펜’. 마가 들어가 탱글탱글한 식감보다는 부드럽지만 분명하게 사각거리는 식감이 느껴진다. 쿠로한펜은 튀겨 먹는 것도 묘미다. 우엉과 비슷한 식감 때문인지 튀겼을 땐 고로케 같은 맛이 난다.

일본 다른 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는 쿠로오뎅과 쿠로한펜의 맛도 새롭지만 진짜 이곳의 맛은 한 잔 술을 소박한 안주와 함께 기울이며 사람 냄새 나는 저녁 그 자체일 것이다.

▶여행정보

일본의 상징, 후지산을 만날 수 있으며 소도시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즈오카는 에어서울 직항편이 월, 화, 목, 금, 토요일 출발한다. 약 1시간 55분 소요. 시즈오카역에 있는 시즈오카시 관광안내소에서는 무료로 와이파이 공유기(NINJA WiFi)를 대여해준다. 반납은 시즈오카 공항에서도 가능하다.

[MK스타일 이진욱 기자/도움말 사진제공 : 월간 여행스케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