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저출산의 수렁'에 더 깊게 빠져든 대한민국

김현주 2016. 11. 14.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이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혼이 늦어지고, 부부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혼을 해도 출산을 미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산모가 고령화되고, 난임 시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공수정을 통한 다태아(多胎兒) 출산비율도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문제는 결혼을 늦추고 아이를 적게 낳는 분위기가 만연해지면서, 앞으로 한국이 초저출산 국가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었습니다. ‘저출산의 수렁’에 더 깊게 빠져드는 형국입니다.

결혼을 늦추고 아이를 늦게 낳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30대 후반 여성의 출산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OECD 평균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전국의 출생아 수가 소폭 증가한 가운데 세종시에서는 출생아가 1년 전보다 2배 넘게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두드러져 눈길을 끈다.

14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8400명으로 1년 전(43만5400명)보다 3000명(0.7%) 증가했다.

◆韓 합계출산율 OECD 회원국 중 거의 '꼴찌'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組)출생률'은 8.6명이었다. 조출생률은 2013년 역대 최저인 8.6명으로 내려간 뒤 이듬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0.03명(2.8%) 늘었다.

OECD 34개 회원국의 2014년 합계출산율과 비교하면 한국은 포르투갈(1.23명) 덕분에 최하위를 겨우 면하고 33위다. OECD 평균은 1.68명이다.

고령 산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해당 연령별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따지는 산모의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30대 초반이 116.7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후반 63.1명 △30대 후반 48.3명 순이었다.

30대 이상 산모의 출산율은 늘고 20대 이하에서는 감소했다. △35∼39세 출산율은 48.3명 △30∼34세 출산율은 116.7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1명(11.8%), 2.9명(2.5%) 증가했다. 매년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35∼39세 출산율은 이번에도 전년 기록인 43.2명을 뛰어넘었다.

반면 △20∼24세 출산율은 12.5명 △25∼29세는 63.1명으로 0.6명(4.6%), 0.3명(0.5%)씩 감소했다. 20대 초반과 20대 후반 모두 출산율이 사상 최저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0.2세 상승했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20년 전만 해도 27.9세였지만, 이후 매년 최고치를 찍으며 4.3세 늘어났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23.9%로 집계돼 2.3%포인트(p) 증가했다.

◆결혼해도 아이 없이 부부끼리 생활…아이 낳아도 1~2명만

결혼한 뒤에도 아이 없이 부부만 생활하는 기간도 길어졌다. 첫째 아이를 낳을 때까지 평균 결혼 생활기간은 0.04년 늘어난 1.83년이었다.

아이를 1∼2명만 낳는 경향도 짙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 중 첫째아는 22만8600명으로 1.4% 증가했다. 둘째 아이는 16만6100명으로 0.5%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셋째아 이상은 4만2500명으로 2.9% 감소했다.

출생아 중 첫째아의 구성비 역시 52.3%로 0.4%p 증가했지만 △둘째아의 구성비는 38.0% △셋째아 이상의 구성비는 9.7%로 각각 0.1%p, 0.4%p 감소했다.

특히 서울 지역은 결혼한 뒤 첫째아 출산까지 시간 간격이 가장 컸고, 출산모의 나이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출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2.85세였으며 △부산 32.46세 △대구 32.42세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출산연령이 낮은 지역은 충남으로 31.39세였다.

첫째아 출산까지 부모의 평균 결혼 생활기간은 서울이 2.01년으로 가장 길었으며 △경기 1.91년 △인천 1.84년으로 나타났다.

출산모의 평균 연령은 서초구가 33.4세로 가장 높았고, 화천군이 30.4세로 가장 낮았다. 셋째아 구성비는 전북 고창군이 26%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 영등포구가 4.6%로 꼴찌를 기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