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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의 인디애나를 보면 트럼프의 미국이 보인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입력 2016. 11. 15. 15:57 수정 2016. 11. 1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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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주지사 3년간 ‘강경 보수’ 정책…과거로 본 미래 행보는?

낙태 반대, 감세, 기독교 교육 중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당선자(57·사진)가 주지사가 된 뒤 인디애나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펜스가 도널드 트럼프의 정권 인수위원장까지 맡으면서 차기 정부의 실세로 부상했다. 미국 언론들은 그가 역대 가장 ‘힘 있는 부통령’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펜스는 전통적인 공화당 의제를 지키면서 트럼프 정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하원의원과 주지사로서의 공직 경험과 기독교적 신념에 바탕을 둔 보수주의 이념은 그 동력이 될 것이란 평가다.

펜스는 2001년부터 인디애나주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2009년 공화당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에 선출됐으며, 2013년에는 인디애나의 50대 주지사에 당선됐다. 펜스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티파티 운동에 동참했던 강경 보수주의자다. 오랜 친구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 친구는 진심으로 보수주의 운동을 한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현지시간) 그를 “공화당 의회 권력을 상대할 트럼프의 통역사”라 불렀고, 뉴욕타임스는 “주류 세력과 트럼프를 잇는 다리”로 규정했다. 그는 부통령으로서 감세, 규제 완화, 군비 증강, 낙태 반대 등 보수주의 가치를 지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펜스가 주지사가 된 후에 인디애나주에서 벌어진 일들은 트럼프 정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주지사로서 펜스는 공교육을 중시하는 교육계와 늘 충돌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공립학교로 갈 예산 5300만달러를 자율형 사립학교인 기독교 계열 차터스쿨 등으로 전환했다. 미국 최초로 필수과목을 없애버린 주지사이기도 하다. 특히 2015년 통과시킨 ‘종교적 자유 복원법’은 논란이 컸다. 종교적인 이유로 성소수자(LGBT)를 차별하는 행위를 허용한 것이다. 세일스포스, 엔지스리스트 등의 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철회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반대가 이어지자 결국 잠재적 차별을 막을 수 있도록 한 수정법안에 서명했으나 그의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3월에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을 도입했다. 태아에게 유전적 기형이 있어도 낙태를 금지했고, 낙태를 한 의사도 책임을 묻게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텍사스주의 낙태 제한은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 법안도 무효화됐다. 그는 가족계획에 반대해왔으며 인디애나주 일부 가족계획센터에 대한 기금 지원을 중단했다.

펜스가 부통령에 당선된 후 가족계획기구에 기부를 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가족계획과 낙태에 반대해온 펜스를 조롱하기 위해 그의 이름으로 가족계획기구에 기부함으로써 감사편지가 집으로 배달되게 하는 운동이다.

펜스는 시리아 난민들이 인디애나주에 정착하지 못하도록 노력했다. 난민 정착을 돕는 시민단체 지원금을 삭감하라고 명령했다가 지난 2월 연방법원으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인디애나의 석탄산업을 지원하겠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청정전력계획을 따를 수 없다는 편지를 보냈다. 학교 안에서도 총기를 차량에 보관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등 총기 소유의 자유를 주장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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