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쓴 맛의 달달한 일탈, '양약고어구'는 봉건시대에나

최기성 입력 2016.11.1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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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늘과 울금 테라큐민
식탐이 삶을 지배하고 있다. 먹스타그램, 먹방, 쿡방 등 음식과 관련된 콘텐츠들도 넘쳐난다. 입맛도 까다로워졌다. 웬만한 맛으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하지만 맛이라고 다 같은 맛은 아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맛이 있는 반면 기피하는 맛도 있다. 사람은 물론 동물도 기피하는 대표적인 맛은 쓴 맛이다. 쓴 맛이 혀에 닿는 순간 자동으로 얼굴이 찌푸려진다. “쓴 맛 좀 볼래!”라는 말처럼 부정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쓴 맛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며 반격에 나선다. 실제로 쓴맛은 몸에 좋은 약재나 식재료에서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을 달달한 사탕으로 유혹해서 쓴 맛을 보게 하려는 이유도 몸에 좋기 때문이다.

당연히 쓴 맛을 정복하거나 다른 맛으로 위장시켜 건강을 챙기고 경우에 따라 색 다른 맛을 추구하려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고들빼기 김치, 쓴 맛과 짠 맛의 쌉쌀한 만남

고들빼기는 쓴 맛을 대표하는 식재료다. 고들빼기는 식욕을 돋울 뿐 아니라 피를 맑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을 지녔지만 쓴 맛이 강해 대중화한 재료는 아니다.

우리 조상들은 고들빼기의 쓴맛을 잡기 위해 소금을 사용했다. 고들빼기를 1주일 정도 소금물에 담가놓으면 숨이 죽고 쓴 맛이 옅어져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쌉쌀한 맛이 된다.

양념을 넣고 발효하면 “양반이 아니면 먹지 못한다”는 말이 전해져 오는 고들빼기 김치가 완성된다.

◆흑마늘, 맵고 쓴 마늘을 새콤달콤하게

우리나라의 대표 식재료인 마늘은 감기 예방, 대장염 예방, 혈액순환 촉진, 면역력 개선 등의 효능을 지닌 건강 식품이다. 그러나 쓴 맛을 물론 아린 맛까지 더해 생으로 먹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발효를 통해 만들어지는 흑마늘은 생마늘 보다 강력한 효능을 가지지만 쓴 맛은 완화시킨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새콤달콤한 맛을 지녀 먹기에도 좋다.

마늘을 15일 정도 숙성·발효하면 흑마늘로 만들 수 있다. 통마늘을 얇게 썰어 2주 동안 설탕에 절인 뒤 건조기를 통해 말린 흑마늘 절편은 훌륭한 간식이 된다.

◆울금, 무미(無味)로 약방의 감초를 노린다

울금은 최근 조명 받고 있는 건강 식재료다.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은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중 하나다. 그러나 울금 특유의 쓴 맛과 향으로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이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울금의 쓴맛을 모두 제거한 테라큐민이 나왔다. 곱게 간 커큐민에 정제수와 구연산 등의 부원료를 혼합해 만든 테라큐민은 커큐민의 단점인 낮은 체내 흡수율을 28배 개선했다. 무엇보다 무미·무취이기 때문에 파우더 채로 먹거나 물에 타먹기 좋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