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호의시사전망대] "삼성, 靑과 모종의 거래?..국민연금 수천억 손실"

2016. 11. 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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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 박진호/사회자:
 
도대체 최순실이 관여를 안 했던 게 뭐냐. 매일 터지는 뉴스가 무섭다는 의견 많이 보내주고 계십니다. 정말 비선실세라고 해야 할까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 삼성과의 최순실 게이트 연계 의혹.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최순실 딸 정유라 씨의 승마 관련 지원에 거액을 직접 지원한 의혹과 관련해서 지난 주말 이미 이재용 부회장이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요. 그런데 어제 한 신문이 최순실 씨와 삼성 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증언을 폭로해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삼성의 최대 현안이었던 삼성물산 합병 건에 대해서 의결참여권을 가진 국민연금에 청와대가 찬성을 종용했다는 내용인데요. 검찰 수사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한겨레 곽정수 선임기자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예. 안녕하세요.
 
▷ 박진호/사회자:
 
예. 곽정수 기자님. 이른 아침에 감사드립니다. 청와대에서 국민연금에 삼성물산 합병의 찬성을 종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데. 어떤 증언입니까?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먼저 좀 당시 상황을 간단히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해 5월 말에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발표했고요. 그런데 그 합병 비율이 총수 일가에게 유리하도록 정해졌다. 이런 논란이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공개적으로 합병에 반대했는데. 7월 17일 날 삼성물산 주총에서는 찬반 진영 간의 치열한 표 대결 끝에 삼성물산 합병안이 가까스로 통과가 됐어요. 그 때 삼성물산의 지분 11%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한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는데. 정작 삼성물산 주식을 많이 갖고 있었던 국민연금은 시민단체들 계산으로는 약 6천억 원 정도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이 되고요. 이 때문에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는데. 그러면서 정부 압력설 같은 게 돌았죠.

그런데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서 수면 아래에 있다가. 이번에 청와대, 지금 관계자들 얘기로는 안종범 수석이 지목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정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죠. 이쪽에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들에게 합병에 찬성하라는 압력이랄까요. 그런 것을 넣은 사실이 확인된 것이고요. 청와대가 일부 전문위원들에게 지인을 통해서 합병 찬성을 하도록 종용했다. 또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문형표 장관은 직접 일부 전문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합병 찬성하도록. 그것을 압력이라고 할까요, 지시라고 할까요. 그동안 소문으로 돌던 정부 압력설이 사실로 확인된 건데요. 합병 찬성 결정은 원래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제치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했어요. 당시에. 원래 이런 사안들은 굉장히 전문적인 분야라고 해서 논란도 많고 해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맡긴 게 그동안 관행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절차를 건너가는 거죠. 결국에는 이것을 놓고 보면 청와대나 정부가 이 전문위원회에 압력을 넣는데. 그렇더라도 이게 그 사람들이 찬성으로 확실하게 결정을 낼 것으로 보이는 게 불확실해지니까. 아예 기금운용본부에서 직접 합병 찬성을 한 것 아니냐. 그렇다면 그것 자체도 정부의 압력이나 지시 때문이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굉장히 큰 파장이 예상되는데요. 일단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죠.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통화는 했지만 찬성을 하라고 한 적은 없다. 이렇게 부인을 하고 있는데요.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이게 처음에 어저께 그 얘기를 했는데. 그 전날. 저희가 처음에 언론에서 사실 확인을 했을 때는 문형표 전 장관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미안하다. 이렇게 얼버무렸어요. 어디서 많이 나오던 대답 아니에요? 기억 안 난다. 문형표 장관 나이가 지금 60살이에요. 아직 치매에 걸릴 나이는 아니라고 저희가 보는 것이고. 그런데 어저께는 말을 바꿨어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전화는 했는데 합병 찬성 압력을 넣지는 않았다. 그런데 주무장관이 왜 전화를 했을까요? 문 장관의 답변이 진실한지 여부는 청취자 여러분들이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될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이제 또 다른 국면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이. 삼성 입장에서도 모종의 거래를 시도한 게 아닌가. 이런 의혹이 있는데. 청와대 종용 의혹과 별개로 또 삼성도 자체적으로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이 됐다면서요.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정부 압력설과 함께 제기된 게 삼성 로비설이에요. 그런데 이것도 이번에 사실로 드러났는데. 삼성의 미래전략실의 김 아무개 사장이 직접 일부 전문위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합병 찬성을 요청한 게 확인이 됐고요. 또 당시에는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장. 이 합병에 찬성하느냐 마냐 이것을 실질적으로 결정한 주체인데요. 이 사람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사실이 드러나서 이미 당시에 로비설이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건과 관련해서는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이 공개적으로, 그러니까 홍완선 씨의 상관인 셈이죠. 이사장이 기금운용 본부장이 이재용 부회장과 직접 만난 것은 아주 부적절했다. 이런 공개적인 비판을 당시에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이 국민연금의 찬반 의사 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거예요. 최 이사장 보기에는. 사실 그런 의혹이 아까 청와대와 정부도 그렇지만 삼성 쪽도 사실로 확인이 된 거죠.
 
▷ 박진호/사회자:
 
곽 기자님. 이게 말씀하신 청와대의 압력, 삼성의 로비를 떠나서 국민연금이 단순히 이 건만, 합병 건만 놓고 판단을 할 때. 투자자 입장에서 판단을 할 때 어떤 표를 던졌을 것으로 예상을 할 수가 있습니까?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사실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찬반 결정에 있어서는 두 가지 중요한 관점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경제적 득실로 보는 관점하고. 또 하나는 단기적인 그런 득실을 뛰어넘어서 어떤 국익이라던가, 이렇게 폭넓게 볼 수 있는 관점이 있을 수 있는데. 먼저 경제적 득실 관점에서 보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는 거죠. 왜냐하면 삼성물산 주주로서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나에게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그것 가지고 판단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아까 지적한 것처럼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책정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해서 결과적으로 수천억 원의 손실을 자초했다고 아까 제가 지적을 드렸잖아요. 정상적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그것만은 아닙니다. 하나는 무엇이냐면.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나 기업지배구조원 등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를 어떤 방향으로 하느냐를 자문하는 기관들이 있어요. 국내외적으로. 모두 당시에 반대 권고를 했거든요.
 
▷ 박진호/사회자:
 
전문가들도 그랬단 말씀이신 거죠.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그렇습니다. 둘은 국민연금 스스로 삼성물산 합병 건과 굉장히 성격이 유사한. 그 때 당시에 SK 합병 건이 있었어요. 그것도 최태원 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 비율이 결정됐다는 논란 때문에 시끄러웠거든요. 그 건에 대해서는 반대했어요. 국민연금 스스로가.
 
▷ 박진호/사회자:
 
저희가 자료를 살펴보니까 이 합병안이 가결된 일주일 뒤에 이재용 부회장이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독대를 했던 정황이 있고. 또 그 바로 다음 달에 삼성전자가 최순실 씨 회사인 독일의 비덱스포츠에 송금을 시작했다. 이렇게 파악되고 있는데. 이 문제가 중요한 것은 혹시 청와대가 최순실 씨를 위해서 삼성의 민원을 해결해주려 했던 게 아닌가. 이런 의혹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삼성이 최순실 씨 모녀에게 특혜를 제공한 것은 이미 상당 부분 혐의점이 드러나고 있잖아요. 지금 말씀하신 최순실 씨 소유 독일 회사에 지난해 8월에 35억 원 정도 송금했고. 또 그 딸인 정유라 씨가 주종목인 마장마술 분야에 유망주 지원 명목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186억 원을 지원키로 한 계획이 있었고. 등등 이런 것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데. 이런 삼성의 최 씨 모녀에 대한 특혜 제공이 다른 그룹들이 재단에 출연한 것과 성격이 조금 많이 다르다는 지적이 진작부터 있었습니다. 경제계에서도 진작부터 삼성의 최 씨 모녀 지원에 대해서 이것은 삼성이 사전에 계획적으로, 주도적으로 진작부터 그쪽과 유착이 돼서 지원한 게 아니냐. 그러면 그 이유가 무엇이냐. 무언가 대가를 염두에 두고 한 게 아니냐. 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삼성으로서는 그룹 경영권 승계에 굉장히 중요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서 국민연금의 찬성을 받은 것. 이 건이 작용한 게 아니냐. 그런 의혹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분이 앞으로 검찰에서. 보통 유착이 됐다면 무언가 쌍방이 얻은 이익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 부분이 사실인지 여부가 밝혀내야 될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검찰에서.
 
▷ 박진호/사회자:
 
그동안 삼성 측 인사들은 비공식적으로 돈을 보낸 것이 무엇을 바란 것이 아니고. 사실상 뜯긴 것이다. 이런 취지로 해명을 해왔었는데요. 지금 현재 지금 이 문제가 더 중요한 것은 이게 국민연금이라서 그런 거예요. 이게 사실 국민의 돈 아닙니까.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그렇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렇다면 지금 국민연금에서 이렇게 삼성의 지분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도 이례적이지만. 이게 결과적으로 국민 다수의 노후 자금, 이익과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그게 제가 아까 국민연금이 찬성한 관점 중에서 경제적 득실의 문제로 보더라도 정상적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것을 뛰어넘는 보다 넓은 측면에서 볼 때도 이게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것을 지금 사회자 분이 아주 정확히 지적해주신 거예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국민연금은 국민이 맡긴 돈을 운용해서 그것을 국민들에게 연금 형태로 줘야 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잖아요. 그 돈이 지금 전체 규모가 500조 원이 넘거든요. 투자 자금이. 그런데 지금 특정 기업에게는 찬성을 해서 이익을 준 것으로 그 쪽에서 만족을 했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이 수천억 원의 손실을 봤다는 것은 국민들의 입장에서 엄청난 일이거든요. 국민연금이 자기 역할을 못한 거죠. 사실 그래서 시민단체들이 지난 6월, 올해 6월입니다. 이런 의혹과 관련해서 이미 검찰에 국민연금의 홍완선 기금운용 본부장을 포함한 관계자들을 고발했어요. 그런데 아직 수사에 진전이 없습니다. 이번에 그런 의혹을 밝힐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단서들이 나왔잖아요. 앞으로 이 부분이 검찰이 단순히 대통령이나 최순실이나. 단순한 문제도 아니지만. 기업 총수들 불러서 조사하는 것과 함께 이 국민연금을 상대로 이런 의혹이 과연 사실인지 여부. 또 만약 사실이라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힐 필요가 있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곽정수 기자께서는 그동안 대기업, 특히 재벌 기업들 관련해서 깊은 취재를 많이 하셨는데. 이번 사태를 보면 최순실 게이트는 대기업들이 계속 끌려 다녔던 건지. 아니면 무언가 대가를 바라고 일종의 거래 성격으로 보험금의 형식으로 돈을 건넸던 건지. 국민들이 좀 아리송해요. 어떻게 보십니까?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저는 두 가지 유형이 섞여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특히 재단의 모금에 출연금을 낸. 그런 대다수 그룹들은 사실은 어떤 특정한 대가를 원했다기 보다는 그 요구에 불응했을 시에 불이익을 두려워해서 돈을 낸. 일종의 경제계에서는 이를 보험형이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일부의 그룹은 어떤 대가를 바란 거죠. 삼성이 대표적인 건데. 그 외 세무조사 무마조로 돈을 건네겠다고 했던 부영그룹이라던가. 또 검찰의 수사설이 돌았던 롯데 같은 경우에는 70억 원을 줬다가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돌려줬다는 거 아니에요. 이런 경우는 그런 대가성, 혹은 우리가 말하는 정경유착형 비리. 그런 것들이 의심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두 부분을 검찰이 어디는 어떤 유형에 해당하고, 어디는 어떤 유형에 해당되는지 명명백백하게 규명해내야 될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러면 대기업들이 피해자로 볼 수는 없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일부에서는 피해자일 수 있고. 어떤 그룹의 경우는 사실상 대가형, 또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얘기해서 기획형 정경유착이다. 이런 얘기가 이미 경제계에서 돌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관련해서 급박한 시점에 청와대 민원을 받고 출장을 갔었다. 이런 보도도 나왔는데요. 과거에 우리 대기업들이 정권과의 관계에서 이런 상황에 처한 적이 좀 있었겠지만. 이번 사례는 어떻게 보십니까?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과거에는 보면 대선 자금과 관련해서. 우리가 보통 2002년 대선 때 차떼기. 이런 용어가 있었잖아요. 정치권의 요구에 의해서 대기업들이 거액의 정치 자금을 건네고. 그것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보험형일 수도 있고. 혹은 어떤 대가를 노린 정경유착형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런데 이번 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이번 건 같은 경우에는 지금 최순실 씨 비리가 단순히 어떤 재단 출연 여부를 떠나서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인사에 개입하고, 국정 농단을 하고. 굉장히 포괄적이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중요한 부분은 사실 기업들과의 거래가 연계돼 있거든요. 이것은 그 이전에 단순한 정치 자금 수수의 성격을 넘어서 굉장히 이번 사건은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라고 봐야 되겠죠.
 
▷ 박진호/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자세한 말씀 정말 감사드립니다.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네. 감사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지금까지 한겨레신문 곽정수 선임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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