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당선 도운 '거짓뉴스 매체'.."뉴옐로저널리즘"

김혜지 기자 입력 2016.11.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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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대] WP 탐사보도..월5000만원 수입 거뜬
친트럼프 극우세력 '알트라이트' 선동·혐오 조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자들이 선거 당일 '조용한 다수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구호를 들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음모론을 확대 재생산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에 일조한 온라인상 '거짓뉴스' 유포자들이 수십만 구독자를 거느리면서 월 50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거짓뉴스 유포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백인우월주의를 기치로 하는 미국의 신진 극우 세력 '알트라이트'(alt-right)를 대선 기간 도중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선동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현지시간) "수익성 좋은 한 사이트가 느슨하고 재빠른 팩트 생산을 통해 '알트 라이트' 세력을 부추기는 방법"이라는 탐사 보도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6개월 전까지 식당 웨이터로 일하던 패리스 웨이드(26)와 벤 골드먼(26)은 이제 거짓뉴스를 전문 생산하는 웹사이트 '리버티 라이터스 뉴스'를 운영하면서 80만5000명 페이스북 팔로워를 거느리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됐다.

WP는 이들의 페이스북 페이지뷰가 거의 수천만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여론을 몰아가는 힘 뿐만이 아니다. 자금력도 비교할 수 없게 높아졌다. 골드먼은 이를 "굉장히 멋진 선거기간 매출"이라고 일컬으면서 "페이스북 팔로워가 15만정도던 6월에서 8월까지만 한 달에 광고 수익으로 1만~4만달러(1200만~4700만원)를 벌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유세 기간 플로리다 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 AFP=뉴스1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공화당 후보던 트럼프 사이의 정치적 대립이 깊어지면서 독자층이 5배 늘어나 수익 증대에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제 이들은 변호사는 물론 회계사와 다수의 작가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독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한국의 언론 보도를 짜집기해 '북한의 한 과학자가 인체실험 결과를 가지고 탈북했다'는 내용의 거짓뉴스를 만들기도 했다. 가짜 사진을 덧붙인 이 기사는 10분 만에 약 120달러(약 14만원)의 수입을 웨이드에 안겼다.

골드먼은 종종 자신이 지난 6개월 간 벌어들인 돈이 20년 간 식당웨이터 일을 했을 때 벌었을 양과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잠긴다고 한다.

웨이드는 "사람들이 기사를 읽도록 속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의 독자층이 트럼프 당선인을 사랑하고 오바마 대통령을 혐오하기 때문에 이들의 성향에 맞추고 때로는 이들을 극단적으로 선동하는 기사를 올렸다.

예컨대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이전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루머에 가까운 미확인 기사를 "오바마가 트럼프의 등 뒤에 칼을 꽂는 역겨운 모습을 보라"는 제목으로 기재하는 식이다.

이들은 기사를 쓰면서 "많은 생각을 넣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새로운 옐로(New Yellow·황색)저널리즘 기자들"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이 대선 기간에 CNN 사무실 밖에서 이른바 '편향보도'에 항의하고 있다. © AFP=뉴스1

다만 이들도 여론 선동에 따른 악영향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길거리를 뒤덮은 반 트럼프 시위대나 미국에 조장된 분열을 목격하면서 자신들의 거짓뉴스 사이트가 고국을 악화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두려움이 들었다고 WP는 전했다.

골드먼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작은 진보 성향 언론을 만들기엔 지금이 완벽한 적기"라는 의견을 냈다. 민주당이 힘을 잃은 틈을 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적대감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웨이드는 "(트럼프의) 반대 편에 서서 논쟁하는 건 내게 쉽다"고 말했다.

실제 이들은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지역에서 자랐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2차례 잇따라 투표했다. 하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했고 서서히 진보적 가치와 오바마에 대해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고 WP는 설명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자사 서비스를 통해 유포된 거짓뉴스가 미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에 "미친 소리"라고 일축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지난 15일 허위정보 및 거짓뉴스를 실은 매체 광고를 철회하고 유포를 금지시킨다고 밝혔다.

하지만 WP가 보도한 이들은 아직까지 활발하게 페이스북과 웹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WP 보도에 대해 단체는 "좌파들의 공격"이라며 자신들이 생산하는 기사가 거짓뉴스가 아니라고 대응했다.

거짓뉴스란 의도적으로 허위정보를 기재한 기사, 한쪽 정치적 세력에 편파적인 음모론을 조장하는 글, 기존 언론사를 사칭한 보도 등 고의적으로 날조된 미확인 뉴스를 가리킨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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