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향신문] ㆍ청, 검찰 수사 거부 이어 “퇴진 전제로 한 추천 못 받겠다”
ㆍ민심 맞서 정면대결 선언 …시민사회 “역사의 비극” 분노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버티기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헌정 사상 첫 피의자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사태 수습 방안으로 제시했던 약속들을 뒤집으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시간을 벌기 위해 국정 공백을 초래할 탄핵까지 공개 요구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를 진지 삼아 장기농성을 벌이면서 국정 공백이 심화되는 등 나라가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21일 박 대통령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지난 8일 제안했던 ‘국회 추천’ 국무총리 요청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에서 얘기하는 총리가 박 대통령의 제안과 다르다. 조건이 좀 달라졌으니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국회 추천 총리를 거부하면 탄핵 후 ‘박근혜 아바타’인 황교안 총리가 국정을 대행한다는 점에서 야 3당 탄핵 계획도 주춤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청와대는 김병준 총리 지명을 철회하고, 황 총리를 끌고간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이는 박 대통령이 정 의장에게 “여야 합의로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신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서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깬 것이다. “성실하게 임할 각오”(2차 대국민담화)라는 검찰 조사를 거부한 데 이어 두번째로 말을 바꾼 것이다.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불응 입장도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이 세게 나오니, 우리도 그렇게 나갈 수밖에 없었다”며 “법리 논쟁을 한다면 대통령이 이 정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정 정상화는 아랑곳없이 법리 다툼에 올인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또 변호인을 통해 “중립적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했던 만큼, 특검에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검법이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해도 박 대통령이 ‘야당 추천’ 특검 중립성을 문제 삼아 ‘특검 수용’ 약속도 깰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청와대가 특검을 건너뛰고, 탄핵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수 있고, 통과되어도 보수성향 재판관이 많은 헌법재판소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박 대통령은 공범이 아니라 주범이다. 단 하루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홍구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은 “대통령이 헌법을 문란케 한 범죄를 저지르고서도 아무 잘못도 없다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것 자체가 우리 역사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이용욱·이유진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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