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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광합성 효율 높이는 방법은?

원호섭 입력 2016.11.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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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과학-124] 식물이 햇빛을 무한히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너무 강렬한 햇빛을 받으면 식물은 말라 죽거나, 인간으로 치면 '화상'을 입기도 한다. 식물은 너무 밝은 햇빛에 노출됐을 때 스스로를 방어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실내에 들어갔을 때 이를 벗는 것처럼 식물 또한 그늘에 놓이게 되면 자신이 갖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는다. 이때 식물의 광합성량은 줄어든다.

 미국 일리노이대와 폴란드국립과학원, 영국 란체스터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식물의 특성을 이용해 광합성 효율을 20% 높인 작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전통적인 육종 방식은 식물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데 기여했다. 예를 들어 녹색혁명이 일어나던 시기에 과학자들은 튼튼한 줄기를 가진 밀을 개발해 수확량을 두 배나 높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50~60%의 '바이오매스'를 밀 낱알에 분배할 수 있었다. 바이오매스란 생물체의 양을 에너지로 나타낸 것을 의미한다. 식물과 같은 생물체를 발효·열분해해서 에탄올이나 수소와 같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비율을 말한다. 하지만 이제 육종학자들의 능력은 한계에 다다랐다. 바이오매스의 증가는 연간 1% 미만으로 줄었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광합성이다. 과학자들은 "광합성 효율이 식물의 성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구진은 식물이 갖고 있는 'NPQ'에 집중했다. 식물은 빛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대사과정의 균형 유지를 위해 NPQ(비광화학적 억제)라는 메커니즘을 이용한다. 이는 엽록체가 '광수확분자(light-harvesting molecules)'에서 광자를 꺼내 열로 낭비되는 것을 의미한다. 식물이 그늘 안에 놓이게 되면 NPQ 스위치를 꺼서 광합성 효율을 높인다. 이 과정이 몇 시간 걸리기 때문에 광합성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NPQ 스위치를 내리면서 걸리는 시간 지연으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당으로 전환되는 양이 최대 30%까지 감소한다고 한다.

 연구진은 NPQ 스위치를 보다 빠르게 끌 수 있는 방안을 고안했다. 식물 연구를 위한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에서 NPQ 스위치를 완화시키는 유전자를 끄집어낸 뒤 이를 담배에 이식했다. 유전자 변형 담배는 자란 뒤 잎과 뿌리, 줄기의 부피가 늘어나고 무게는 14~20% 가까이 증가했다. NPQ로 인한 시간 지연 현상을 줄임으로써 광합성 효율을 높여 식물 생장을 증가시킨 것이다. 연구진은 "외관상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이언스는 이 기술이 서로 다른 종간 유전자 이동 없이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소비자들의 불안도 줄일 수 있으며 정부의 승인을 받기도 쉬워진다. 여기에는 유전자 가위와 같은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다리오 라이스터 독일 루트비히말시밀리안대 교수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전자 변형 작물이 수확량을 증대시키지 않는다는 비판을 잠재울 수 있다"며 "더 많은 생산량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작물 개발은 누구나 환영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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