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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문형표, 삼성물산 합병 공로로 국민연금 이사장 취임"

입력 2016.11.29. 08:06 수정 2016.11.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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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복지부 관계자들 증언
문형표 장관 메르스 사태로 사표 두달 뒤
안종범 수석, 복지비서관실 와서 최광 거명
“아직도 연금공단 안 나갔어”라고 다그쳐

정기택 소개로 안종범-문형표 인연
삼성합병 성사시킨 뒤 ‘보은성 인사’
“뭔가 보호하려 이사장 앉힌 것”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경질되고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된 것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을 성사시킨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이 과정에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을 청와대에서 지휘한 안 전 수석이 자신과 호흡을 맞춰 ‘매끄럽게’ 일을 처리한 문 전 장관을 직접 챙겨준 모양새다.

28일 <한겨레>가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지난해 10월 안 수석은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을 갑자기 찾아간다. 김진수 비서관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로부터 한창 보고를 받고 있던 때였다. 안 수석은 그 자리에서 최광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이름을 거명하며 “아직도 안 나갔어”라고 김 비서관에게 다그쳤다. 당시 회의 자리에서 있던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 그리고 복지부 관계자들이 다 들을 수 있을 정도 큰 소리였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문형표 장관이 나간 지 2개월 됐을 때인데, 최광을 빨리 밀어내고 싶었던 거였다. 그 바쁜 사람이 전화로 안 하고, 거기까지 와서 그런 소리를 하는 걸 보고서 ‘핫’(뜨거운)한 관심사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 며칠 지난 10월27일 최 이사장은 사퇴한다.

최 이사장은 청와대의 눈엣가시였다. 그는 청와대와 복지부의 뜻과 달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안을 주도한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을 거부했다. 또 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에서 떼어내 ‘공사화’하는 방안을 초기에 반대했다.

최 이사장이 물러난 자리를 지난해 12월31일 문형표 전 장관이 차지한다. 그가 메르스 사태 책임을 지고 지난해 8월 사퇴한 지 4개월 만이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복지부 관계자는 “문형표가 최광 후임으로 온다는 얘기가 11월부터 나돌았다. 청와대 동의가 없으면 그 자리에 도저히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힘을 발휘한 사람이 안 수석이었다. 이는 삼성 건에 대한 보은인사 성격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 지난해 예정된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가 문 이사장의 취임 뒤인 1월로 미뤄지는 과정 또한 이와 관련돼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복지부의 고위 관계자는 “복지부 장관을 하다가 사표 쓰고서 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바로 간 전례가 없었다. 이는 뭔가를 보호하기 위해 문형표를 공단에 앉혀놓은 거였다”고 말했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들은 안 전 수석이 문형표 전 장관과 조율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을 처리했다고 증언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두 사람은 수시로 전화를 하거나 만나는 가까운 사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을 처음 이어준 고리는 정기택 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원장과 문 전 장관은 둘 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다. 정씨는 안 전 수석과는 뉴라이트 활동 등을 함께 하면서 알고 지냈다. 정씨가 문씨를 안 전 수석에게 추천했고, 문씨가 다시 정씨를 안 전 수석에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얽힌 관계 속에서 안 전 수석의 지휘 아래 문 전 장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 처리를 돕고, 이후 보답으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부적절하게 취임했다”고 말했다. 류이근 방준호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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