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즉각탄핵' 없던 일로..싸늘하다 못해 서늘해진 민심

김나영 기자 2016. 12. 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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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서 사실상 결정권을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즉각 탄핵’ 입장을 접었다. 비박계 의원들은 1일 비공개로 비상시국회의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 시한으로 내년 4월 30일이 적당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6인 중진협의체에 참여하는 원유철·정우택·홍문종 의원 등 친박 3인방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날짜가 내년 4월께로 확정될 경우 탄핵 명분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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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가 1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탄핵관련 긴급회동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비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시점을 4월 30일로 못 박았다. 사실상 즉각 탄핵 입장을 접은 것이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서 사실상 결정권을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즉각 탄핵’ 입장을 접었다. 비박계는 대신 박 대통령의 하야 시점을 4월 30일로 못 박고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박계의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습에 민심은 더 싸늘해졌다. 결국 ‘제 식구 감싸기’ 식의 행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퇴진시기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비박계의 4월퇴진 방침만 공표하게 돼 탄핵설득의 여지가 좁아진 듯 하다. 성급한 방식은 아니었나 싶어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김무성은 쫄보임을 다시 한번 입증. 비박계는 친박계와 함께 파묻어야 할 듯”이라며 날 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로 확인된 국민들의 분노가 더 거세지는 데 한 몫 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트위터리안은 “비박은 친박과 함께 몰락할 것인가? 촛불이 횃불을 부르는구나”라며 촛불집회가 다시 한번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비박계 의원들은 1일 비공개로 비상시국회의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 시한으로 내년 4월 30일이 적당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조속하게 밝혀주길 진심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밝혔다./사진공동취재단

박 대통령의 조기퇴진과 관련해 협상은 없다는 야당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로 협상 없다고 하는 것은 참으로 오만한 태도”라며 “야당이 적극 협상에 나서서 국회 차원의 해법을 찾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대통령 담화 뒤 비상시국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탄핵안이 상정될 경우 가결 정족수를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고, 우리 입장은 하나로 정해져 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단언했다.

비박계가 즉각탄핵 관련 입장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새누리당 친박계는 야당이 추진하는 탄핵 명분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6인 중진협의체에 참여하는 원유철·정우택·홍문종 의원 등 친박 3인방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날짜가 내년 4월께로 확정될 경우 탄핵 명분이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국민의당 의원 몇몇을 만났는데, (박 대통령이) 4월 퇴진, 6월 대선으로 빨리 날짜를 정하자고 하더라”고 국민의당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의 내년 4월 퇴진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안철수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온다고 들었다”며 “갑자기 선거를 어떻게 치르나. 그 사람들도 생각이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택 의원 역시 “우리 쪽에서 날짜를 잡으면 저쪽(야당)에서도 탄핵할 명분이 없어진다”고 했다. 홍문종 의원도 “날짜만 잘 잡으면···”이라며 ‘즉각 탄핵’이 아니라 ‘4월 하야’로 방향이 기울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국민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달래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최근 연이어 대규모 촛불집회에 동참하며 즉각적인 변화를 촉구해 왔다. 현장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지금 당장’ 대한민국이 변화해야 한다며 밤새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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