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는 깨지면서 스스로 그릇 키워나가".. 재창업인들의 고백
민원서류 발급대행 업체 한국통합민원센터 이영우(45) 대표가 처음 창업한 건 2000년, 당시 서른 살이었다. 포털 사이트에서 주로 쓰는 검색 엔진 속도를 끌어올린 새로운 검색 엔진을 만들어 검색 포털에 납품했다. 여기에 '키워드 광고'라는 개념을 도입해 큰 수익을 벌어들였고, 투자가 이어졌다. 그러나 경쟁 대기업 횡포로 광고주들을 빼앗기면서 회사가 문을 닫았다. 자살한 직원도 있었다. 그리고 5년 뒤인 2015년 다시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민원 서류 발급 대행 서비스로 재기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이러한 경험을 담은 수기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혁신적 실패 사례 공모전'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대표는 "큰 실패를 겪었지만, 첫 사업이 최근 각광받고 있는 'O2O(Online to Offline)'와 분야가 유사해 큰 도움이 된다"며 "경쟁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미숙 대응이나 어설펐던 재무관리 방법 등을 반면교사 삼아 지금은 더 정교하게 회사를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 대표를 비롯해 스타트업 대표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실패 경험을 공유했다.
개인 간 대출 중개 플랫폼 펀다의 박성준 대표는 자신의 실패 경험이 창업 아이템이 된 경우다. 지역 상점에서 사용하는 적립 카드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상점 주인들이 마케팅에 돈을 쓸 여력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또 스스로 사업에 실패하면서 은행 대출을 받지 못했던 경험이 개인 간 대출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했다.
온·오프라인에서 개최하는 행사나 공연 등을 알리고, 참가자를 모집하는 등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온오프믹스의 양준철 대표는 지금까지 3번의 창업과 7번의 취업을 반복했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열여섯 살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이비즈키를 만들고, 이어 쇼핑몰·데이트 컨설팅 등 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모두 실패했었다. 양 대표는 "창업하는 사람은 부딪히고 깨지면서 스스로의 그릇을 키워나가는 것"이라며 "자신의 의지로, 죽을 때까지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마음이 있는 사람만 창업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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