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0% 한국기술 原子爐, 요르단서 첫 가동

박건형 기자 입력 2016.12.08. 03:11 수정 2016.12.0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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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 원자로 어제 준공식]
한국, 원자력 연구 57년 만에 세계 8번째 원자로 수출국으로
설계·건설·시운전까지 한국 기술
전 세계 연구용 원자로 246기, 20%가 노후.. 10년내 교체 대상
한국, 수주 경쟁 발판 마련

설계부터 건설, 시운전까지 100% 한국 기술로 지어진 원자로(原子爐)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1959년 미국에서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Ⅱ'를 도입해 원자력 연구에 뛰어든 지 57년 만에 원자로 수출국이 됐다. 지금까지 원자로를 수출한 나라는 미국·캐나다·러시아·프랑스·독일·중국·아르헨티나 등 7국에 불과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이 요르단 과학기술대학 내에 건설한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JRTR)의 원자로실 내부. 7일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세계 8번째 원자로 수출

미래창조과학부는 7일(현지 시각) 요르단 북부 이르비드에 위치한 요르단 과학기술대학교(JUST)에서 최양희 장관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칼레드 토칸 요르단원자력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JRTR) 준공식을 개최했다. JRTR은 요르단 최초의 원자로이다. 요르단 정부가 1억6100달러(약 1879억원)를 투입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기술력으로만 지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이 원자로 설계·건설·시운전을, 대우건설이 원자로 이외의 플랜트와 부대시설 건설을 맡았다. 2009년 12월 러시아·중국·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수주한 뒤 2010년 6월 착공해 올해 7월부터 5개월간의 시운전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5메가와트(MW)급 중형 연구용 원자로인 JRTR은 전력을 생산하지 않고 과학 연구와 산업 기술 개발에 사용한다.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의료 분야이다. 원자로에서 우라늄을 태울 때 나오는 중성자를 이용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만든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암세포에 달라붙기 때문에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암 진단과 치료에 사용한다. 김현일 원자력연 연구로기술관리실장은 "방사성 동위원소는 수명이 아주 짧기 때문에 외국에서 수입하기도 어렵다"면서 "JRTR 한 기(基)만 가동하면 요르단 전체에서 사용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선박이나 항공기 검사에 사용하는 산업용 동위원소, 전기차·고속철도 등에 사용하는 대용량 전력용 반도체도 연구용 원자로에서 만든다. 요르단 측은 "JRTR이 요르단의 기술 발전을 위한 발판이 되고, 의료 복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46기 연구용 원자로 시장 정조준

김종경 원자력연 원장은 "JRTR을 성공적으로 수출하면서 원자로 시장에서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46기의 연구용 원자로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 중 20%가 10년 이내에 교체가 필요한 노후 원자로로 분류된다. 후발 주자인 한국은 원자로 운영 능력과 교육 시스템, 기술 이전 등을 앞세워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고 있다. 요르단이 원자로 수출 경험이 없는 한국에 JRTR을 맡긴 것도 1995년부터 대전 원자력연 내에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HANARO)'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을 높이 산 데다 인력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추가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종경 원장은 "현재 네덜란드의 연구용 원자로 보수에 참여하고 있고, 내년 초엔 네덜란드 대형 연구용 원자로인 '팔라스(PALLAS) 프로젝트' 국제 입찰에 나설 계획"이라며 "카타르·태국 등 연구용 원자로 도입을 검토하는 나라들과도 기술 협력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연구용 원자로 이외에 상업용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중소형 원전 분야에서도 해외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아랍에미레이트에 한국형 원전인 'APR1400' 4기를 건설 중이고, 원자력연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소형 원전인 '스마트(SMART)' 2기를 건설하기로 하고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상업용 대형 원전은 한 기당 수주액이 최대 2조원, 스마트는 1조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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