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독감 유행.. 우리아이 지금 백신 맞히세요

입력 2016. 12. 12. 03:02 수정 2016. 12. 1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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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등 호흡기 건강 관리법

[동아일보]
 맞벌이하는 딸 내외를 대신해 세 살배기 손자를 돌보는 주부 임모 씨(57)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도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 동네 의원이 독감, 폐렴 진료를 받으러 온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이다. 습도를 유지하는 게 독감 예방에 좋다지만 가습기를 틀자니 찜찜하다. 이런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겨울철 호흡기 건강 유지 방법을 호흡기·감염내과 전문의들과 알아봤다.

○ 때 이른 독감 유행, ‘최순실 게이트’ 탓?

 올겨울엔 독감이 심상찮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 사이에 전국 표본감시 병·의원 200곳을 찾은 독감 의심 환자는 전체 환자 1000명당 13.5명으로, 유행 기준인 8.9명을 넘었다. 독감 유행이 해를 넘기기 전에 시작된 것은 2010년(10월 1일) 이후 처음이다.

 독감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데엔 춥고 건조한 날씨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일각에선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촛불집회 등 여러 사람이 밀집된 공간에 모이는 일이 잦아지며 독감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엄중식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유행은 날씨보다는 비말(침방울)의 확산에 더 민감한데, 매주 수십만 명 이상이 한 장소에 모이는 일이 반복된 것은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감이 이른 시기에 돌기 시작하면 그 겨울엔 총 환자 수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2011∼2015년 독감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연평균 52만 명이었지만 유행주의보가 비교적 이른 1월 2일에 발표된 2014년엔 1∼3월에만 80만 명이 넘었다. 보건 당국은 예방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 데 2∼4주 걸리기 때문에 이달 안에 백신을 맞을 것을 권장한다. 노인과 생후 6∼12개월 영·유아는 보건소에서 백신이 소진되기 전까지 보건소에서, 생후 6∼12개월 영·유아는 다음달까지 병·의원에서 무료로 준다.

 올겨울에 환자들에게서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모두 A(H3N2)형으로, 현재 병·의원에서 놓아주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종류다. 지난해 국내에서 유행했던 A(H1N1)형과 B형은 아직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동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은 “특정 바이러스형이 유행하면 예방접종을 통해 집단 면역이 생겨 이듬해에는 감염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 영·유아-노인 환자 폐렴으로 악화할 수도

 바이러스에 취약한 65세 이상 노인과 9세 이하 소아의 독감이 방치되면 2차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폐 조직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폐렴이다. 면역력이 약한 3세 이하 유아나 기관지의 균 저항력이 떨어진 노인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담배를 피우면 기관지 내 섬모의 활동이 위축돼 호흡기 질환에 더 취약해진다. 폐렴에 걸리면 열이 나고 기침을 하다가 1분에 50차례 이상 호흡하는 등 숨이 가빠진다. 입원해 산소공급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폐렴과 증상이 비슷한 급성 세기관지염은 2세 이하의 영·유아가, 크루프(급성후두염)는 3∼5세 남자 어린이가 자주 걸린다. 병이 깊으면 숨쉴 때 “쌕쌕” 소리를 낸다. 가족이 유사한 질환을 앓은 적이 있거나 감기에 걸린 상태라면 특히 아이에게 옮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해열제를 복용하고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면 낫는다. 김동수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른이 쓰는 항생제를 아이에게 함부로 먹이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내성을 키워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 사람이 많은 장소를 피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줄이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상책이다. 신선한 과일을 자주 먹어 비타민을 보충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면역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관지 내 섬모는 외부에서 들어온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공기가 건조하면 점액이 말라 이 같은 작용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깨끗하게 관리할 수만 있다면 가습기로 습도를 40∼60% 정도로 유지하는 게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습기 사용이 정 꺼려지면 젖은 수건, 빨래를 방에 널어 두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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