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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세월호 7시간' 아무것도 안하고 있었을 수 있다

이현주 입력 2016. 12. 1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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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물론 세월호 문제까지 담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80%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방조하거나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 이들의 지휘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에 대한 법적 책임 여부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그중에서도 국민이 가장 의문을 품고 있는 부분은 역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부분이다.

청와대는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둘러싸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며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지만 속시원히 밝혀진 것은 없다. 그도 그럴만 한 게 청와대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뒤늦게 "그건 사실이 아니다"란 식으로 해명했을뿐, 선제적으로 "박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의혹은 증폭됐고 해괴한 추측마저 제기되는 양상이다. 청와대 해명 및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은 단원고 학생이 첫 신고를 한 오전 8시52분에서 1시간여가 지난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세월호 관련 첫 '서면보고'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15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하라"고 첫 지시를 내렸다. 박 대통령은 7분 뒤인 오전 10시22분 김 실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샅샅이 뒤져서 철저히 구조하라"고 추가 지시를 내렸다.

박 대통령은 8분 뒤인 오전 10시30분에는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 모든 지시는 청와대 본관이 아닌 관저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36분 정무수석실로부터 70명을 구조했다는 서면 보고를 받았다. 4분 뒤인 10시40분에는 안보실이 106명이 구조됐다고 서면보고하는 등 오전 내내 보고만 이어졌으며 별도의 지시는 없었다.

이후 박 대통령은 낮 12시께 TV를 보며 점심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부터 청와대 조리장으로 일해온 A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시간 평소처럼 관저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각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전용 미용사인 청담동 미용실 정모 원장을 호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장은 오후 3시22분 청와대에 도착해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하고 1시간27분 뒤 청와대를 떠났다.

이후 박 대통령은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 "학생들이 다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말로 논란을 자초했다. 이렇듯 청와대 발표만 보면 박 대통령은 관저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뭘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청와대 발표는 어디에도 없다.

먼저 박 대통령의 7시간과 관련해 가장 많이 제기된 의혹이 성형시술 부분이다. 청와대에 반입된 약품이나 의무실 간호장들의 모호한 행적들을 보면 이 부분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날 오후 중대본을 방문했을 당시 얼굴 모습을 보면 부분 시술이면 모를까, 하루 종일 큰 수술을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 부분 시술이라면 그렇게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것도 아니다. 또 점심식사를 한 뒤 미용사에 의해 머리손질을 받았기때문에 이 시간에 TV를 봤다면 세월호 상황을 파악 못할 이유가 없다.

이와 관련 이선우 청와대 의무실장은 지난 5일 최순실 국정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태반주사, 백옥주사, 감초주사 등을 맞긴 했지만 세월호 당일에는 대통령에 대한 진료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성형시술이 아니더라도 프로포폴 등의 투약에 의해 장시간 수면상태에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 아버지 최태민씨의 사교와 관련한 일종의 종교 의식을 치른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2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명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이 낮 12시 점심식사를 혼자 했고, 이날 특별히 청와대를 출입한 외부인들이 없는 점 등을 미루어 봤을 때 '굿' 의혹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결국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해 그간 제기된 성형의혹, 약물에 의한 수면의혹, 종교행사 의혹 등이 추측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박 대통령은 이날 7시간동안 무엇을 했을까. 이에 대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박 대통령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을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다.

문 전 대표는 "세월호 7시간이 조금씩 규명되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국민이 함께 분노하고, 탄핵 사유에도 세월호 문제가 포함됐다"며 "지금은 당연히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가 세월호 7시간이기 때문에 이를 규명하고, 그 다음에 뇌물죄를 규명하는 부분을 특검이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전후한 2014년 4~5월 매주 수요일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사실상 휴식을 취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팀의 대통령 일정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14년 4월 2일부터 5월 7일까지 약 한 달간 매주 수요일 공식 일정이 없었다.

2014년 한 해 동안 일정이 없었던 수요일은 총 14일인데 이중 6일이 4월 한 달에 몰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요일마다 무엇을 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외부인의 출입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박 대통령의 '주중 휴무일'이 아니었느냐 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즉 박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무언가 다른 일을 했기 때문에 세월호 구조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하고 그저 휴식을 취했거나 세월호 현장 중계상황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국회 최순실 국조특위는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제3·4차 청문회와 현장조사를 진행,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그 시간동안 박 대통령이 자신의 외모나 건강과 관련한 의료진 도움을 받았는지, 종교 등 특별한 행사시간을 가졌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하지만 하나 둘 드러나는 조각을 맞춰가다보니 사태의 심각성도 모른 채 한가하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점점 사실로 다가오는 듯 하다. 어떤 결론이든지 일반인의 사고로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대통령의 행보가 아닐 수 없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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