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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형제를 내친 패륜이다".."최순실의 남자 8인 떠나라"

유정인·김지환 기자 입력 2016. 12. 13. 09:53 수정 2016. 12. 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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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친박·비박 대충돌…‘분당 급류’ 휩쓸리는 새누리

새누리당이 탄핵 격랑을 뒤따라 온 ‘분당 급류’에 휩쓸리고 있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충돌은 서로 축출 대상을 지목하며 삿대질하는 수준으로 나아갔다. 분당으로 가는 길목에 선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도 12일 사퇴해 당 지도체제는 사실상 와해됐다. 어느 쪽이 보수세력의 큰 덩어리를 쥐든 단일 보수 정당의 마지막 날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눈을 감은 채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친박계는 이날 일제히 비박계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은 페이스북에 “신뢰를 탄핵으로 되갚은 이들의 패륜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썼다. 전날 친박계 55명이 참여하는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준비모임을 띄운 데 이어 본격적인 역공에 나선 것이다.

비박계 구심점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첫 과녁이 됐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인간 이하 처신” “부모 형제를 내친 패륜” “사리사욕과 맞바꾼 배신과 배반”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출당 조치도 언급했다. 비박계가 지도부 출당을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을 고려해 대대적인 수성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이는 ‘친박당’으로 가는 수순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많다. 최고위 장악으로 ‘당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고립되더라도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립은 현실화했다. 중간지대로 여겨진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날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동반 사퇴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 직무가 중지된 사건에 있어 집권여당은 똑같은 무게의 책임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버티기에 들어간 친박 지도부를 압박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당 지도부는 정 원내대표 사퇴 즉시 선관위를 구성해 13일 공고를 거쳐 16일 차기 원내대표를 뽑기로 했다.

당 지도부와 주요 당직자의 사퇴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박명재 사무총장과 나경원 인재영입위원장, 김현아 대변인, 오신환 홍보기획본부장,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등이 앞서 사퇴했다. 이날 지명직이던 방귀희 최고위원이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느낀다”며 떠났다. 이정현 대표는 후임에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에 참여하는 친박계 박완수 의원을 임명했다.

비박계와의 충돌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비상시국위는 이날 8명의 출당 대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 의원,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한 김진태 의원 등이다.

비상시국위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친박 모임은 수구세력이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편”이라며 “국정농단을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에 남아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친박 모임은) 국민에 대한 저항”이라고 비판했다.

<유정인·김지환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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