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책없는' 전경련 쇄신..잇단 탈퇴

정욱 입력 2016.12.13. 17:14 수정 2016.12.1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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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사장단모임도 '반쪽회의' 될듯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준비 중인 쇄신안 마련이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회원사의 무관심, 탈퇴 도미노 가능성, 뾰족한 대안 부재란 '삼중고'로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염려다.

전경련의 쇄신안 마련이 딜레마에 빠진 첫째 이유는 회원사들의 무관심이다. 13일 전경련 회원사인 주요 기업들에 따르면 전경련은 이번주에 회원사 의견 수렴을 위한 사장단 회의를 3차례 추진 중이다.

매일경제신문이 삼성·현대차·SK·LG그룹을 비롯한 주요 그룹을 상대로 문의한 결과 참석 의사를 밝힌 곳은 많지 않았다. 미정이라고 밝힌 4대 그룹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에서 굳이 전경련 회의에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쇄신안 마련 마감시한으로 밝힌 내년 2월까지 이런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해 "의견 수렴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참석 요청을 더 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일대일 의견 청취 등까지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원사들의 불참이 계속되면 결국 '쇄신의 대상'인 사무국 중심으로 쇄신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또 탈퇴 도미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쇄신안 마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경련의 쇄신안은 현재와 같은 회원사 숫자와 회비 수입이 유지된다는 것을 상정하고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과 SK그룹 등은 사실상 탈퇴를 천명한 상태다. 두 그룹의 탈퇴 이후엔 본격적인 전경련 탈퇴 도미노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재계의 전망이다.

회원사 숫자 감소 외에도 예산 감소 역시 고민거리다. 현재 전경련의 회비 예산(2015년 492억원)의 71%를 4대 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그룹의 이탈로 전경련 유지를 위한 기본 비용 조달 가능성 자체가 어려워진다. 12일에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과 함께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들이 잇달아 탈퇴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전경련 쇄신안을 마련하려고 해도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현실적 방안으로 논의되는 것이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의 기능 확대를 통한 전경련 흡수다. 그러나 한경련 역시 재계 지원 없이는 존립이 힘든 게 현실이다. 한경연은 전경련 이사회 회원사인 100여 개사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 기업에서는 "전경련과 한경연은 동일한 항목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전경련에서 탈퇴하면 한경련 역시 탈퇴해야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한경연도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언급한 미국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연구재단으로 변화하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2011년 전경련이 로비 대상 정치인을 주요 그룹들에 할당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도 개혁안 중 하나로 헤리티지재단이 거론됐다. 당시 전경련에서도 "헤리티지재단식 변모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로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헤리티지재단은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약 1억달러(1100억원) 수입으로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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