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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민생, 빚에 저당잡히다.. 2016년 대한민국 빚 보고서

김찬희 나성원 조효석 기자 입력 2016. 12. 13. 18:10 수정 2016. 12. 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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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가계가 저당(抵當) 잡혔다.

빚으로 대학을 다니고, 취업과 함께 빚 갚기에 급급하다.

대학 졸업을 앞둔 박지민(가명·24·여)씨는 학자금 대출로 약 2000만원의 빚을 안고 있다.

한양대 하준경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소득에 비해 빚이 너무 많다. 조금만 충격이 와도 평범한 가계에서 당장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등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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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학자금→ 30대 결혼·집장만→ 40∼50대 육아·사교육비→ 60대 이상 빈곤층 전락

대한민국 가계가 저당(抵當) 잡혔다. 빚으로 대학을 다니고, 취업과 함께 빚 갚기에 급급하다. 결혼, 출산, 육아, 집 장만으로 빚은 더 불어난다. 그리고 곤궁한 노년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 가계부채는 이제 누구나 달고 있는 ‘꼬리표’가 됐다. 더욱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시한폭탄’으로 돌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국가경제를 옭아매는 ‘덫’이라고 경고한다. 근본적 해법 없이 단기 처방만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는다.

김수용(가명·50)씨는 겉보기엔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중견기업 부장인 그는 매달 500만원가량을 번다. 서울 강서구에 105㎡ 크기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외벌이지만 고등학생 딸, 중학생 아들과 아내까지 네 식구가 살기엔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김씨는 “미래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월급은 통장에 꽂히는 순간 바닥을 드러낸다. 아파트를 장만하느라 얻은 대출금을 갚는 데 매달 100만원 정도가 나간다. 아이들 학원비와 이런저런 이유로 긁은 카드대금은 꼬박꼬박 250만원을 오르내린다. 여기에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갖가지 생활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잔액은 ‘-500만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김씨는 요즘 은퇴 후가 걱정이다. 자녀들 대학 등록금, 결혼비용, 부부 노후자금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는 “평범하게 사는데도 빚은 그림자처럼 따라붙더라. 내 자식도 나와 비슷하게 살아갈 거란 생각을 하면 까마득하다”고 했다.

자식세대가 마주한 현실은 훨씬 비참하다. 대학 졸업을 앞둔 박지민(가명·24·여)씨는 학자금 대출로 약 2000만원의 빚을 안고 있다. 장학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뛰어서 갚았는데도 저 정도다. 박씨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빚쟁이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직장생활 4년째인 김영철(가명·30)씨는 내년 11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고민에 빠졌다. 부지런히 모았는데도 서울시내 아파트는 ‘언감생심’이다. 작은 빌라 전세를 알아보는데도 빚을 6000만원 정도 져야 한다. 김씨는 일자리만 있다면 고향인 경남 거제로 내려가고 싶다고 했다. 그곳에선 ‘대출 인생’을 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다.

1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는 오롯이 가계만의 잘못이 아니다. 정부의 ‘근시안적’ 경제정책이 가계부채를 키웠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7년 200조원 수준이던 가계부채는 신용카드 규제 완화로 2003년 말 470조원까지 몸집을 불렸고,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 부동산 경기 부양도 빚을 유발했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자 가계부채는 2014년 말 1085조원에서 지난해 말 1203조원으로 치솟았다.

한양대 하준경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소득에 비해 빚이 너무 많다. 조금만 충격이 와도 평범한 가계에서 당장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등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김찬희 나성원 조효석 기자 chkim@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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