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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때 신고만 했어도.. 두살배기 익사 참변 '잃어버린 35분'

이환직 입력 2016. 12. 1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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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어린이집에서 있어야 할 시간에 인천 부평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연못에 빠져 결국 숨진 두살배기 A양.

A양의 부모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딸이 갈 수 있는 곳은 매우 한정적이었다"라며 "어린이집 측이 아이를 금방 찾으면 잃어버린 사실을 은폐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경찰이나 어린이집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집에도 알리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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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어린이집 익사사고의 재구성

CCTV 영상 추적한 희생자 부모

원장-교사가 신고 미룬 사실 밝혀

“가정까지 불과 5분 거리”

“바로 알렸으면 살렸을 것”

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바로 신고하도록 만든 규정만 지켰어도 딸은 살 수 있었습니다. 정말 분하고 원통합니다.”

지난달 21일 어린이집에서 있어야 할 시간에 인천 부평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연못에 빠져 결국 숨진 두살배기 A양. A양의 부모는 딸을 그대로 가슴에 묻지 않았다. 경찰 조사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사고 당일 딸의 행적을 하나하나 추적했고 어린이집 측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늦게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알아냈다.

15일 A양의 부모에 따르면 A양은 사고 당일 오전 11시 36분쯤 부평구의 한 아파트단지 놀이터에서 어린이집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다 놀이가 시들해지자 무리에서 빠져 나왔다. 어린이집 원장 B(38ㆍ여)씨와 2세반 담임교사 C(46ㆍ여)씨 등 보육교사 3명이 놀이터에서 지켜보고 있었지만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당시 놀이터에는 A양 외에 0~2세반 원생 15명이 있었다.

혼자 아파트단지를 배회하던 A양은 10분 뒤인 이날 오전 11시 46분쯤 놀이터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한 여고 정문에 나타났다. 이때까지도 누구도 A양이 없어진 사실을 몰랐다.

A양은 여고 운동장과 국기게양대에서 놀다가 한쪽에 있는 연못으로 향했다. 연못 수심은 50㎝ 정도로 얕았다. 하지만 배수로 쪽은 1.2m로 A양의 키(93㎝)보다 깊었다. 어른들의 눈 밖에 있던 A양은 이날 낮 12시 25분쯤 연못에서 의식을 잃은 채 학교 시설관리인에게 발견됐다. 시설관리인은 “인형이 연못에 떠있는 줄 알고 갔더니 어린아이였다”고 말했다. 시설관리인은 즉시 119에 신고했으나 A양은 이미 심 정지 상태였다.

어린이집 측은 A양이 여고에 들어간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 47분쯤 A양이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 야외활동을 마치고 어린이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원생들을 하나하나 챙기던 교사 C씨가 뒤늦게 알아챈 것이다. 어린이집 측은 A양을 찾아 나섰으나 발견하지 못했고 이날 낮 12시 22분쯤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A양이 사라진 지 46분만이자 사라진 사실을 안 뒤로부터도 35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A양은 병원 중환자실에서 2주간 치료를 받다가 결국 숨졌다. A양의 부모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딸이 갈 수 있는 곳은 매우 한정적이었다”라며 “어린이집 측이 아이를 금방 찾으면 잃어버린 사실을 은폐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경찰이나 어린이집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집에도 알리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양을 방치해 연못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원장 B씨와 교사 C씨를 다음 주 중 경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들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A양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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