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독감 맹위, 서울만 결석생 7200여명

이현주 입력 2016.12.16. 20:02 수정 2016.12.1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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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감염에 무방비 교실

소독제 배치 등 임시방편 대응에

감염 학생 등교중지 조치에도

바이러스 이미 퍼져 급속 확산

경기.전북.인천 등은 더욱 심각

환자 비율 10만명 당 363명까지

보건당국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호흡기알레르기과 대기실은 인플루엔자(독감) 진료를 받기 위한 학부모와 자녀들로 앉을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렸다. 초등학생 딸을 데려온 양모(41)씨는 “같은 반 23명 중 10명이 기침을 하는 상황인데 어제 오후부터 아이가 열나고 아프기 시작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양씨는 “방과 후 보내는 컴퓨터 교실에 여러 명이 함께 쓰는 컴퓨터는 소독이 잘 됐는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독감 예방 지침을 전달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어울려 지내다 보니 옮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한달 가량 일찍 시작되면서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는 학생들이 앓고 있다. 독감 탓에 결석한 학생은 이달 들어 서울지역만 7,000여명에 이른다. 방학 전에 독감이 유행하면서 추가 결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시교육청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 지역 초중고교(특수학교 포함) 학생 중 독감에 걸려 학교에 나오지 못한 학생(등교중지) 수는 1~14일 총 577개교 7,284명이다. 초등학교 310곳 5,015명, 중학교 166곳 1,737명, 고등학교 100곳 530명 등이다. 등교중지는 학교보건법에 따라 학교장이 감염병에 걸렸거나 감염된 것으로 의심될 때 학생과 교직원에게 내리는 조치로, 결석하더라도 출석은 인정된다.

다른 지역은 훨씬 심각하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 사이 시도별 독감 발생 현황을 보면, 경기지역 초중고교 독감 환자 비율은 10만명당 363.7명으로 가장 많고, 전북 (290명) 인천(163명) 대전(160.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은 18.9명으로 한참 적다.

학생들이 독감에 취약한 건 집단생활 탓이다. 질본 관계자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이다 보니 집단생활을 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생후 12~59개월 소아 등 독감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가 아닌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감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의심 환자가 여전히 등교하는 것도 위험 요소다.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증상을 보인 7~18세 독감 의심 환자 수는 지난달 6~12일 외래환자 1,000명당 6명에서, 지난달 27~이달 3일 40.5명, 4~10일 107.7명으로 급증세다.

학교 현장은 독감의 전격적인 기습에 속수무책이다. 소독제 배치, 마스크 착용권고 등 임시방편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추운 날씨 탓에 밀폐된 공간에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보니 감염을 막기가 더욱 어렵다. 경기 남양주시 A중학교 교사 박모(40)씨는 “독감 증상이 발견되자마자 결석 처리를 해도 이미 바이러스가 번진 뒤”라며 “확진 환자가 나온 학급에 한꺼번에 6명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에는 손수건 등으로 입을 가리고, 열이 나거나 기침, 목 아픔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손은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씻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게 낫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감기보다 심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폐렴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독감에 걸리면 발열, 두통, 전신 쇠약감, 마른 기침, 코 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mailto: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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