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모, 유신 금지곡 '아름다운 강산' 합창..신대철 '버럭'

유태영 입력 2016. 12. 17. 17:50 수정 2016. 12. 18. 08: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밴드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씨가 1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합창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친박 단체들을 비판했다.

신씨는 "고심하던 아버지는 ‘신중현과 엽전들’ 2집(1974년)에 ‘아름다운 강산’을 수록한다"며 "이후 이선희가 리메이크한 버전(1988년)과는 많이 다른 오리지널 버전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나위 리더 신대철씨.
밴드 ‘시나위’의 리더 신대철씨가 17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합창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친박 단체들을 비판했다. 노래를 만든 원작자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신씨는 ‘아름다운 강산’을 작사·작곡한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씨의 큰아들이다.

박사모 등은 이날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왕복 행진을 하며 ‘100만 송이 장미 대행진’ 퍼포먼스를 벌이는 한편,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강산’ 등 노래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에 신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TV를 보다가 너무 기가 찬 광경을 봤다”며 “친박 단체들이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고 있었다.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노래는 나의 아버지가 1974년에 작곡한 노래”라며 이 곡이 탄생한 배경을 소개했다. 당시 최고의 히트곡 작곡가였던 신중현에게 어느 날 청와대에서 전화를 걸어 “각하(박정희)의 노래를 만들라”고 강권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중현은 ‘박정희 찬양가’는 쓸 수 없다며 거절했다. 공화당에서 다시 전화를 해 “(노래를)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고 협박까지 했으나 재차 거절했다고 한다.

이후 ‘미인’, ‘거짓말’ 등 국민가요 반열에 올랐던 신중현의 작품은 줄줄이 금지곡이 됐다는 것이 신씨의 설명이다.

신씨는 “고심하던 아버지는 ‘신중현과 엽전들’ 2집(1974년)에 ‘아름다운 강산’을 수록한다”며 “이후 이선희가 리메이크한 버전(1988년)과는 많이 다른 오리지널 버전은 ‘권력자를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없지만, 아름다운 우리 대한민국을 찬양하는 노래는 만들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노래 역시 금지곡이 됐다. 신씨는 “가사를 잘 살펴보면 교묘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름다운 이곳에 내가 있고 네가 있네 / 손잡고 가보자 달려보자 저 광야로 / 우리들 모여서 말 해보자 / 새 희망을’이라는 전반부 핵심과 ‘오늘도 너를 만나러 가야지 말해야지 / 먼 훗날에 너와 나 살고 지고 / 영원한 이곳에 우리의 새꿈을 /만들어 보고파’라는 후반부 핵심 가사를 톺아보면, “다른 의견은 철저히 배격됐던 시대를 향해 ‘새 희망’과 ‘새 꿈’을 노래하며, 어쩌면 아고라 민주주의의 실현을 꿈꾼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래서 이 노래는 유신 내내 금지곡이 됐다”며 “그러므로 박사모, 어버이(연합) 따위가 불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촛불집회 집행부는 나를 섭외하라. 내가 제대로 된 버전으로 연주하겠다”면서 글을 맺었다.

이에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다음주 토요일은 크리스마스 이브(24일)이고 그 다음주 토요일은 올해 마지막날(31일)”이라며 “뜻 깊은 날, 더 많은 국민과 함께 ‘아름다운 강산’의 노랫말을 같이 곱씹을 수 있도록 신대철 님께 연락을 드려봐야겠다”고 화답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