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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보다 더 무서운 한국 원자력 발전의 진실

정대망 입력 2016. 12. 19. 21:07 수정 2016. 12. 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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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탈핵 운동의 현황과 과제' 강연 현장

[오마이뉴스정대망 기자]

 영화 <판도라> 중 한 장면.
ⓒ NEW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는 2주가 되기도 전에 3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원자력 폭발 사고까지 일어나는 공포스런 재난에 한반도 일대가 혼란에 휩싸이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를 본 많은 사람에게 이 영화는 원전 보유 개수 세계 5위, 원전 밀집도 세계 1위인 한국에 대해 걱정하게 한다. 더 나아가 지진에 따른 원전 피해로부터도 안전하지 않은 한반도의 미래에 관해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

원자력 발전의 진실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1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지하철 3호선 불광역 근처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2층에서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탈핵운동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과 토론회가 열렸다.

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 강신호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한국 탈핵>의 저자이자,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의 '핵발전소, 왜 공존할 수 없는 문명인가'라는 주제 강연으로 열렸다. 이어서 김소영 성대골 에너지전환마을 대표와 최원형 불교생태콘텐츠 연구소 소장과 함께하는 토론회가 마련되었다.

<판도라>보다 더 무서운 한국 원자력 발전의 현실

 원전 사고를 다룬 <판도라>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12월 19일, 불광역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탈핵운동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이 강연에서 <한국탈핵>의 저자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가 후쿠시마 핵참사가 일본을 얼마나 많이 오염시켰는지 수치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 정대망
김익중 교수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경주시민들이 그 충격을 몸소 체험했던 지난 9월 12일 경주 지진에 관해 언급했다. 김 교수는 규모 5.8의 강진이 있고 난 다음에 벌어졌던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소개했다.

지진 다음날인 9월 13일, 야당 의원들과 함께 경주 월성원전을 방문했는데 월성 1호기의 원자로 건물 외부(자유장)에 설치된 자유장 계측기가 고장나 있었지만 당시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은 이러한 사실을 숨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그로부터 약 2주 후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나게 된다. 원전 근처에 살며 지진 이후에 경주시민들은 원전 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수원은 지진계 고장에 관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김익중 교수는 이는 한국의 핵마피아가 그동안 벌여온 일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사실상 '고준위 핵 폐기물', '사용 후 핵 연료'라고 불려야 하는 원전 폐기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물질이다. 김 교수는 "10만 년간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서 보관해야 하지만, 현재 한국 기술 수준으로는 50년 밖에 보관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핵마피아들은 이를 무시하고 원전을 계속해서 늘릴려고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한국이 보유한 원전 폐기물은 1만 5천 톤으로 50년 보관 가능한 방폐장을 2000개 만들어야 한다"며 한국에서 벌어지는 무서운 일들에 대해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서 김익중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우리가 당장 얻어야 할 교훈은 바로 당시 피해가 생긴 원전은 모두 30년이 넘은 노후 원전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정부나 한수원은 원전 한 기를 하루만 가동하면 10억의 경제적 이득이 생긴다며 가동을 멈추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최근에 겪었음에도 당장의 경제적 이득만을 생각하는 건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그는 "굳이 그들을 핵마피아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마피아처럼 조직의 이해관계를 깰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서 30년이 넘은 노후 원전은 부산 고리원전 1, 2호기와 경주 월성 1호기 등이 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앞으로도 원전을 신설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원전 사고를 다룬 <판도라>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12월 19일, 불광역 서울혁신파크 미래청에서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탈핵운동의 현황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이 강연에서 <한국탈핵>의 저자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가 세계 에너지 산업에서 '신규 발전 설비 용량'을 비교하면서 세계적으로 풍력과 태양광 발전 설비가 지난 10여 년간 그 규모를 늘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 미국, 프랑스, 캐나다만 원전 정책에 대한 변화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 정대망


"탈핵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대선 후보 뽑을 거예요"

탈핵을 주제로 한 이번 강연에는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참가한 주부들이 많았다. 그중 '지켜주세요! 우리의 아이들을, 우리의 미래를'이란 모토를 가진 네이버 카페 '차일드 세이브' 회원으로 활동하는 조주연 주부는 "저는 10만 년 이상 보관해야 하는 핵폐기물을 후손들에게 떠넘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탈핵운동을 하는데 이번 강연과 토론회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가는지 궁금했다"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또한 "지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1월 4일 오전 10시 서울행정법원에서 '월성 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 국민소송' 재판이 예정되어 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의 공통된 주장은 바로 이날의 강연 주제와 같은 '탈핵'이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정치적인 의견들이 많았는데, 그것은 바로 다음 대선에서는 "탈핵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을 거예요"라는 목소리였다.

여지껏 대한민국 정부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안전하다!"는 입장을 되풀이 해왔지만, 이제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찾기 어려울 정도이다. 게다가 핵 폐기물을 보관할 장소조차 없다는 점,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는 점, 원자력 발전은 세계 에너지 산업에서조차 퇴행적이라는 점 등을 알게 된 이상 '대한민국의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탈핵을 외쳐야만 유권자들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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