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문화읽기> 드라마 '도깨비' 신드롬

문별님 작가 입력 2016. 12. 19. 21: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하재근의 문화읽기]

용경빈

하재근의 문화읽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드라마 얘기를 해볼 텐데요. 요즘 이 드라마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도깨비’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자리했습니다.


[스튜디오]


용경빈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거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드라마 ‘도깨비’, 도대체 그 인기가 어느 정도길래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겁니까?

하재근

‘도깨비’가 케이블 채널 tvN에서 하는 드라마인데, 1회 시청률이 6%가 넘어서 tvN 사상 최고, 그 다음에 그 후로 시청률이 올라가는 속도도 역시 tvN 사상 최고, 그리고 1회 방영 하자마자 첫주차에, 우리나라 TV 화제성 드라마 부문 1위, 지상파까지 통틀어서. 2등이 푸른 바다의 전설인데 점수가 4300점이고, 그 다음에 과거에 유명했던 드라마들 보면 첫주차 점수가 태양의 후예 5500점 정도, 응답하라 1988이 5200점 정도, 구르미 그린 달빛이 4700점 정도인데, 지금 이 도깨비는 7400점 정도가 나옵니다. 천 단위가 두 번 이상 뛰어 올랐습니다. 지금 어마어마한 인기고, 케이블 채널 광고 단가 기록도 역대 기록을 깰 정도로 신드롬을 일크이고 있습니다.


용경빈

무슨 작품이길래 그 정도로 인기를 끄는 겁니까?


하재근

이게 도깨비와 어느 여성의 사랑 이야기인데, 공유 씨가 930년 이상을 산 도깨비로 나오고, 김고은 씨, 도깨비 신부를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한편, 그 도깨비의 집에는 저승사자와 재벌 3세가 함께 아옹다옹하면서 살고 있다, 이런 이야기인데. 이게 도깨비가 900년 이상을 기다렸다가 한 명의 여성을 만나는 거죠. 운명적인 사랑, 이 코드가 있는 거고. 도깨비의 집에서 저승사자, 재벌 3세가 아옹다옹하는 것은 또 꽃미남들의 보르맨스 코드 이런 게 있는 거고, 거기에 태양의 후예 PD가 이 작품도 만들고 있기 때문에 태양의 후예에서 나왔던 그 영상미가 여기에도 나오면서 국제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용경빈

작가도 역시 김은숙 작가고. 


하재근

네, 김은숙 작가입니다. 


용경빈

대단합니다. 특히 지금 보면 말씀하신 대로 공유 씨가 도깨비 역할을 맡고 있는데,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을 죽 살펴보면 말이죠, 남자 배우들이 굉장히 큰 인기를 얻었거든요. 김은숙 작가의 남자들 한 번 살펴볼까요?

하재근

네,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를 보면 그 해당, 당대에 세상을 들었다 놨다 한 남자 주인공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과거 파리의 연인, 박신양 씨, ‘애기야 가자’, ‘왜 말을 못해’ 이런 대사 엄청나게 그랬었고. 그 다음에 시크릿 가든의 현빈 씨, 길라임의 남자, 현빈 씨,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이 여자가 나한테는 전도연이고 김태희입니다’ 그런 대사들,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뭐 이런 식의 대사가 유명했었고. 상속자들 이민호 씨. ‘나 너 사랑하냐?’ 이 대사가 엄청나게 파란을 일으켰고. 그 다음에 송중기 씨 태양의 후예, ‘이 시간 이후로는 내 걱정만 합니다’ 이 대사가 엄청 유행했었는데 이런 식의 감각적인 대사와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 이것도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고, 도깨비에서는 지금 도깨비 역을 맡은 공유 신드롬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용경빈

정말 쟁쟁한 배우들과 캐릭터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그런데 말이죠. 한편에서는 이렇게 남자 주인공들을 멋있게 또 그리다 보면, 결국 남자 캐릭터들을 너무 이상화시키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 아닌 비판도 나오고 있거든요. 


하재근

이게 지금 남자들만 너무 이상적으로 만들다 보니까, 박신양, 현빈, 이민호 씨 죽 보면 직업이 재벌, 재벌이고 잘생기고 다 좋은데 성격, 유일한 단점은 성격이 약간 까칠하다는 것, 그런 식으로 재벌만 좍 나오다가 그 다음에 재벌 아닌 사람이 송중기 씨인데, 송중기 씨는 돈은 없지만 능력이 거의 초인적인 수준의 능력의 소유자, UN에서 헬리콥터 보내서 모셔갈 정도로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 그 다음에 이번에 나온 도깨비의 공유 씨 같은 경우에는 돈은 재벌보다 더 많고 능력은 송중기 씨보다 더 뛰어난, 그래서 초능력을 쓰면서, 그리고 재벌을 시종으로 부리면서 얼굴은 엄청 미남이고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반면에 여자들 같은 경우에는 직업부터가 굉장히 불안정하고,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의 특징이, 여자들이 집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 하지원 씨, 얹혀사는 신세, 상속자들의 박신혜 씨도 얹혀사는 신세, 이번에 도깨비의 김고은 씨도 얹혀사는 신세, 이런 식으로 여자들은 집도 절도 없고 직업도 불안정하고 이런 상황에서 남자들은 계속해서 하늘 위로 올라가는 극단적인 이런 구도, 이게 결국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로 하여금 여성을 수동적인 존재로 만들고 남자가 여자를 구원해주는, 여자는 남자를 만나서 팔자를 고치는 이런 식의 설정이 결국에는 사회적으로 봤을 때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낮게 만들 우려가 있고, 결국 여성 혐오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종류의 드라마들이 여성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의해서, 결국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에 부메랑, 일종의 자살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 이런 부분들은 시청자들이 유념하면서 작품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