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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정국]증인 빼돌리고 위증 입맞추고..'특검 협조' 뭉개는 박 대통령

이용욱 기자 입력 2016. 12. 20. 23:05 수정 2016. 12. 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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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온갖 수단 동원해 ‘국정농단 진상규명’ 훼방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정농단 진상규명 작업을 막고 있다. 특히 최순실씨가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박 대통령 변호인들이 최씨에 대한 1심 판결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 측이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증인 빼돌리기, 위증교사 등 청와대가 그간 보여준 행태는 국정 컨트롤타워답지 않았다. 이런 흐름이라면 청와대가 특별검사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박 대통령 측은 진상규명을 위한 여러 시도를 무조건적으로 거부했다. 박 대통령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세 차례 대면조사 요청에 대해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 수습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피했다.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10월29일),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대통령 경호실 현장조사(12월16일)도 “국가보안시설”이라며 막았다.

국조특위에서 청와대의 방해는 더 뻔뻔하고 노골적으로 변했다. 청와대는 지난 14일 국조특위 3차 청문회 때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의 ‘연가’를 허용함으로써, 청문회 불출석을 유도했다. 대통령 비위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인을 사실상 빼돌린 것이다.

청와대와 친박 핵심 등이 청문회 질의를 설계해 친박 국조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이완영·이만희 의원에게 전하고, 이들이 이를 기초로 최씨 측근들과 입을 맞췄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 측의 특검 협조 가능성은 희박하다. 청와대는 묵비권, 자료제출 거부 등 피의자로서 권한을 모두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이 군사·직무상 보안공간이 아닌 곳을 수색한다는 취지로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 논리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청와대도 대응논리 개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 측은 무죄추정 원칙을 강조하며 법원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친 뒤 탄핵심판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헌재가 특검과 검찰에 수사기록을 달라고 요구한 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신청했다. 헌재 탄핵심판 결정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속셈이다. 최씨도 지난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혐의와 증거를 모두 부인했다.

청와대 현주소는 결국 여론이야 어떻든 버티겠다는 박 대통령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 대통령은 2차 담화에서 “모든 사태는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다. 저의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한다”고 했지만, 지난 16일 헌재에 낸 탄핵심판 답변서에선 “최순실 등이 국정 및 고위공직 인사에 광범위하게 관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입증된 바도 없다”고 했다. 잘못한 게 없으니 책임질 일도 없다고 말을 바꾼 것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임하는 태도나 최순실이 재판에 임하는 태도는 결국 시간을 끌어 박 대통령을 연명시키려는 시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용욱 기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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