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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문화연예 10대 뉴스]한강 '맨부커상' 환호 잠깐 '성추문·블랙리스트' 얼룩

이재훈 입력 2016. 12. 2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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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융성' 커녕 '최순실·블랙리스트'로 흔들

【서울=뉴시스】문화부 = '문화 융성'을 내건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가 홀대 받은 한 해였다. 미술계는 위작 시비로 몸살을 앓았다. 문단을 비롯한 출판계는 한강의 맨부커상에 환호하다 잇딴 성추문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야 했다.

공연계는 블랙리스트와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았다. 연예계도 다사다난했다. 희대의 성추문과 불륜 스캔들이 가십란을 도배했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연예계를 위축시켰으나 촛불집회를 통해 대중가요가 재발견됐다. 사드는 위세를 뽐내던 중국 내 한류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①뿌리째 흔들린 박근혜정부의 '문화융성'

올해는 문화계 전반이 충격에 흔들린 한 해였다. 하반기 정국을 뒤흔든 최순실 사태로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이 된 곳은 체육계와 더불어 문화계였다.

최순실 게이트가 몸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의혹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기업들로부터 거둬들인 700여억원의 출연금이 거쳐 가는 길목에는 일사천리로 처리해준 문화체육관광부의 재단 인가과정 등이 있었다.

박근혜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한 문화융성사업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의 전횡이 있었던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그의 영향력은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산하기관장 임명 등에까지 미친 사실과 함께 각종 비리를 저지른 전력 등이 드러났고 본인도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과 함께 구속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문화창조융합벨트 역시 각종 의혹과 맞물려있어 문체부 내 자체 감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5년간 7000여억원이 투입되는 사업 예산 역시 의혹의 눈길을 피하기 어려운 가운데 내년 예산에서 삭감된 1748억원의 문체부 예산 가운데 860억원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예산도 포함됐다.

②맨부커상 '채식주의자', 한국문학계에 '활기'

올해 문학계 가장 큰 화두는 상반기에 들려온 낭보였다. '채식주의자'를 쓴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평가받는 맨부커상의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에 선정됐다.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게재된 중편소설로 세 편의 연작 중 첫 번째 편의 제목이다. 이후 또 다른 중편들인 '몽고반점' '나무 불꽃'과 묶여 2007년 장편소설(창비)로 출간됐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 유력 언론들도 채식주의자가 한국 현대문학의 우수성을 알렸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채식주의자'의 쾌거는 출판계에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채식주의자' 자체가 하루 만에 판매량 1만권을 돌파하면서 최근 15년간 가장 빠르게 팔린 도서 기록을 새로 쓰는 한편 새로 출시된 젊은 작가들의 신작들과 함께 국내 문학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③'문단 내 성폭력'으로 얼룩진 문학·출판계, '몸살'

올해 하반기에는 예상치 못한 작가들의 성폭력 문제가 문단에 다시 그늘을 드리웠다. 지난 10월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문단 내 성폭력'이라는 내용으로 터져나온 폭로들은 국내 문학계를 당혹케 했다.

고발의 대상에는 박진성·이이체 시인 등을 비롯해 소설 '은교'의 박범신 작가까지 거론되면서 지목된 작가들은 사과에 나서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논란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되고 미술계, 영화계 등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큰 파장을 가져왔다.

이에 문인 단체인 한국작가회의가 성명을 내고 징계 논의에 착수하는 한편 문학과지성사는 논란이 된 시인의 시집을 출고 정지하고 문학강좌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④'블랙리스트' 명단 공개 논란…작성 주도 김기춘등 고발

연극계에 대한 검열 의혹은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정부가 주도한 블랙리스트 명단이 올해 10월 공개됐는데 연극계 인사가 대거 포함되면서 본격적인 논란이 가열됐다. 대학로 극단들은 5개월 간 릴레이 공연을 선보이는 프로젝트 '권리장전(權利長戰) 2016 - 검열각하' 등을 통해 '검열 열풍'에 맞서 연대했다. 연극인들은 영화인들과 함께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특검에 고발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여러 작품에서 각종 풍자와 패러디가 쏟아졌다. 특히 상업성에 치우친 뮤지컬계 역시 동참했다. 특히 변정주 연출과 뮤지컬배우 32명이 중심이 된 '시민과 함께하는 뮤지컬배우들'은 최근 촛불집회에서 민중봉기를 다룬 상징적인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와 '내일로'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⑤미술계 위작 논란 계속…이우환·천경자 작품 혼란 가중

3~4년전부터 소문으로 떠돌던 '이우환 위작'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6월 경찰에서 첩보 수사를 통해 지난 10월 위조범을 검거했지만, 정작 이 화백은 "내 작품이 맞다"고 올 한해 '위작 논란 혼란'이 지속됐다.

이 화백은 위작 논란때마다 남긴 말도 회자됐다. "내 고유의 호흡으로 그리기에 모방하기 어렵다"고 자신했고 지난 7월 위작 논란 작품 13점을 검증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딱 보면 안다, 작가들은 1분만 봐도 내건지 아닌지 안다"고 했다. 또 감정후 "분명, 틀림없는 내 그림"이라고 해 미술계를 혼란에 빠트렸다. 이우환 화백의 작품값은 평균 1000만원(호당가격)을 웃돈다.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둘러싼 논란도 아직 불씨가 남아있다. 일단 "자기 새끼를 못 알아보는 애미가 있느냐"며 1991년 시작된 천경자 '위작 미인도' 논란은 25년만에 결론이 났지만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19일 검찰은 미인도는 진품'이라고 발표한 반면, 유족측은 수긍하지 못하고 반발하고 있다. 차녀 김정희씨가 지난 4월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25년만에 미술관 수장고에서 나와 프랑스 미술품 전문 감정기관인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연구소가 감정을 진행했다. 프랑스 감정단은 지난달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은 0.0002%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었다. 이 탓에 25년만의 '진품' 발표에도 불구하고 위작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⑥'가수겸 화가' 조영남 대작 사건 "미술계 관행" 논란

지난 5월 조영남의 그림 300여 점을 8년간 대신 그렸다는 기사가 터지면서 '대작 파문'이 일었다. '가수겸 화가' '화수'로 유명세를 얻고 있던 조영남에게 치명타였을 뿐만 아니라 '미술계 관행'이라고 강변해 논란을 더 키웠다.

조영남이 "조수를 쓰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미술계 관행'이라고 맞섰기 때문. 또 대작 작가에게는 저렴한 인건비를 주고, 작품은 비싼 값에 판매했다는 것에 더 공분을 샀다. 현재 사기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⑦박유천 이진운 엄태영까지 연예인 릴레이 성추문

박유천·유상무·이진욱·엄태웅·이민기·정준영·이주노. 올해 성추문에 휩싸인 연예인이다. 성폭행·성추행·성매매 등 종류도 다양했다. 4명의 고소인이 나타난 '박유천 사건' 우리나라 연예계 최대 섹스스캔들이기도 했다.

물론 이들은 대부분 무혐의 처리됐다. 그러나 연예인으로서 이미지는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이들이 재기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⑧ '아가씨'로 뜬 김민희, 홍상수 감독과 불륜 스캔들

지난 6월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불륜 관계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두 사람은 현재까지 두문불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에서 호흡을 맞춘 게 인연이돼 연인이 됐다고 알려졌다.

홍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감독 중 한 명이고, 김민희는 국내 최고 여배우 중 한 명이었기 때문에 더 충격적이었다. 모든 걸 잃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중의 비난과 관계없이 홍 감독의 신작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은 호평받았고, '아가씨'의 김민희는 올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⑨'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울고 웃은 연예인들과 JTBC

최순길 게이트는 연예계도 강타했다. 배우 박해진 가수 싸이·이승철·김장훈 등은 최순실·차은택 관련 루머에 휩쓸리며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윤복희는 SNS를 통해 촛불집회를 격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구설에 올랐다.

반면 촛불집회로 새삼 발견된 스타와 노래도 있다.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양희은의 '아침이슬', 안치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한영애 '조율', 이은미 '가슴이 뛴다' 등 촛불집회 때 울려퍼진 곡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상실감을 떠안은 시민들을 위로했다.

이승환은 전인권, 이효리 등과 함께 현 시국에 상처 받은 국민들을 위로하는 '길가에 버려지다'를 무료 공개하기도 했다. 조PD와 윤일상의 '시대유감 2016', 산이 '나쁜X', DJ DOC의 '수취인분명' 등 힙합 신에서는 시국을 비판하는 곡들이 대거 쏟아졌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각 방송사 저녁 메인 뉴스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기도 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가 지난 10월24일 '최순실의 대통령 연설문 수정 보도'를 시작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종을 이어가면서 평소 1~2%를 오가던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다. 최고 평균 시청률은 지난 8일 10.7%(닐슨코리아 기준)였다. 시청자는 올해 최고 프로그램이 '뉴스룸'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듯하다.

⑩'사드' 도입 논란에 잘나가던 중국 내 한류 주춤

중국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체계 도입에 대한 보복으로 진행한 한류금지령(限韓令·한한령) 영향으로 하반기에 중국 내 한류가 주춤했다. 상하이 문화광고영상관리국이 최근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오는 22일 상하이 공연 신청에 대해 허가를 내주면서 한한령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엑소 난징 콘서트가 잠정 연기되는 등 우선 가요계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소규모 K팝 공연은 허가하되 1만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공연은 계속 규제할 거라는 주장을 내놓아 현지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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