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경향신문

"엄마가 되면..기억력 좋아지고 용감해지며 냄새도 잘 맡게 된다"

목정민 기자 입력 2016. 12. 25. 21:53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경향신문] ㆍ학계 ‘엄마의 뇌’ 연구 잇따라

엄마는 출산 과정을 겪으며 뇌의 회백질 부피가 줄어들고 이는 출산 후 2년 뒤까지 유지된다. 왼쪽 사진의 노란색 부분은 출산 후 회백질이 줄어든 부위를 나타낸다. 이는 2년 뒤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오른쪽 사진, 노란색). 노란색은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보다 회백질 크기 변화가 통계적으로 더 유의한 것을 나타낸다. 사진: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엄마의 뇌는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하게 변화한다. 과학자들은 육아에 필요한 모성과 인지력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엄마의 뇌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친 엄마들 가운데 건망증이 심해졌다거나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네덜란드 레이던대 뇌발생연구소 엘세리네 우크제마 교수 연구팀은 지난 19일 임산부의 경우 출산 후 2년까지 감정과 생각을 담당하는 대뇌의 회백질 부피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유명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회백질은 신경세포가 밀집돼 있는 부위다. 연구진은 30대 임산부 25명의 임신 전후 및 출산 2년 뒤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해 분석했다. 그 결과 출산 2년 뒤까지 대뇌 회백질 부위가 얇아져 있었다. 자녀가 영아기 시기까지 이 현상이 유지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엄마가 아기를 키우는 데 필요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뇌가 변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가지치기’라고 분석했다. 엄마에게 필요한 뇌 신경세포(뉴런)의 연결망은 강화되고 불필요한 뇌 신경세포의 연결망은 약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뇌의 특정 부위가 특화(specialize)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렇게 변화가 일어난 회백질 부분의 활성도를 분석했는데 실험 참가자 엄마가 자신의 아이 사진을 볼 때가 다른 아이의 사진을 볼 때보다 해당 부분이 더 많이 활성화됐다.

연구진은 동일한 실험에서 자녀가 없는 남성 17명과 자녀를 처음 갖게 된 남성의 뇌영상도 비교분석했는데 두 그룹 간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뇌변화가 초기에 여성에게만 일어난다는 말이다.

엄마는 아이와 관련된 냄새를 더 잘 맡는다는 점도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있다. 캐나다 캘거리대 사무엘 바이스 교수 연구팀이 2003년 국제 유명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생쥐가 임신하면 전뇌 뇌실하 영역에서 신경세포가 새로 만들어지는데 이 세포는 발달 단계를 거쳐 후각신경계를 이루게 된다.

엄마는 학습 및 기억 능력이 향상된다는 동물실험 연구결과도 있다. 1999년 미국 랜돌프-메이컨대 심리학과 켈리 램버트 교수팀이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출산을 2회 이상 한 생쥐가 같은 개월 수인 처녀 생쥐에 비해 학습능력이 뛰어났다. 연구자들은 통로가 8개인 복잡한 길에서 생쥐가 길을 찾게 하는 실험을 했다. 엄마 생쥐는 시행착오를 겪은 지 하루 만에 먹이를 찾았지만 출산 경험이 없는 쥐는 먹이를 찾기까지 일주일이 걸렸다. 출산을 경험하면 용감해진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출산을 경험한 생쥐는 처녀 생쥐에 비해 벽이 없어 물에 떨어질 위험성이 있는 길 위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과학자들은 임신과 출산 경험이 두려움에 관여하는 편도체 활동에 변화를 주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