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행자부, 사과 한 마디 없이..'가임기 여성 지도' 하루 만에 문 닫아

허진무 기자 입력 2016.12.30. 12:43 수정 2016.12.3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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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30일 행정자치부 ‘대한민국 출산지도’ 사이트 화면

행정자치부가 ‘가임기 여성 지도’를 보여주는 온라인 사이트를 열었지만 시민들의 비판이 폭주해 하루 만에 문을 닫았다. 또 행정자치부는 사과 없이 설명문만을 게시해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6시쯤 행정자치부는 ‘대한민국 출산지도(birth.korea.go.kr)’ 사이트를 닫고 저출산고령화대책지원단 명의로 ‘수정 공지문’을 올렸다.

이 공지문에서 행정자치부는 “대한민국 출산지도는 국민에게 지역별 출산통계를 알리고 지역별로 출산 관련 지원 혜택이 무엇이 있는지 알리기 위해 제작한 것으로 언급된 용어나 주요 통계 내용은 통계청 자료를 활용했다”며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해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홈페이지는 수정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공지문은 한 차례 수정된 것으로 원래 공지문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여성들에게 더 많은 혜택과 지원을 드릴 수 있도록 제공한 정보의 일부로 인해 논란이 일어 마음이 아프다”라는 대목이 있었다. 현재 공지문에서는 이 문장이 삭제됐다.

앞서 지난 28일 행정자치부는 “243개 모든 지자체의 출산통계와 출산지원 서비스를 국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만들어 29일부터 서비스에 나선다”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지자체의 출생아수, 합계출산율, 모의 평균 출산연령, 평균 초혼연령 등 결혼·임신·출산 통계와 지원혜택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중 가임기 여성(15~49세) 인구 수를 보여주는 ‘가임기 여성 인구 수’ 항목의 지도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전국 지도에서 각 지자체를 클릭하면 해당 지자체에 가임기 여성이 얼마나 거주하는지 1명 단위로까지 공개됐다. 행정자치부는 인구에 따라 순위도 매겼다. 예를 들어 서울시 마포구는 가임기 여성 8만5174명이 거주해 전국 30위로 표시했다.

‘가임기 여성 지도’에 대해 직장인 김은지씨(25)는 “정부가 미친 것 같다. 왜 이런 지도를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여성을 아이를 낳는 기계로 보는 것 같아 너무나 불쾌했다”고 말했다.

행정자치부는 공식적인 사과 없이 홈페이지에 설명자료를 내 “대한민국 출산지도 홈페이지를 수정 작업 중에 있으며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사과는 한 마디도 없고 설명문이라니 어처구니 없다” “제 자궁이 제 것이 아니라 국가의 관리대상품목 같은 기분” “일베에서 나온 지도인 줄 알았는데 충격이다” 등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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