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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토론 달군 이재명-전원책 '법인세율 11% 설전' 팩트는..

유길용 입력 2017.01.02. 23:20 수정 2017.01.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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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밤 JTBC뉴스룸 신년특집 토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과 전원책 변호사가 '법인세 실효세율'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이 시장이 "국내 10대 그룹의 평균 법인세 실효세율은 평균 11%로 OECD 기준에 한참 못 미친다"고 하자 전 변호사가 "역사상 존재한 적 없는 엉터리 통계"라고 반박했다.

법인세 실효세율이란 전체 세전 이익에서 기업이 실제 부담하는 법인세 비율을 말한다.

이 시장이 말한 '10대 그룹 법인세율 11%'는 정확한 것일까?
전원책 변호사(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 [중앙포토]
법인세 실효세율에 관한 최근 통계는 지난해 4월 재벌닷컴이 분석한 자료가 있다.

재벌닷컴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규모 상위 10대 그룹 소속 92개 상장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이들이 낸 법인세는 8조9450억원으로 전년도(9조2000억원)보다 2.8%(2550억원) 감소했다.

반면 10대 그룹의 세전 순이익은 50조7710억원으로 8.7% 늘었다.

이익은 늘었는데 세금은 덜 냈다는 의미다.

이를 법인세 실효세율(유효세율)로 환산하면 17.6%다.

이 시장이 제시한 '11%'보다 높은 수치다.


2010년 10대 기업 법인세 실효세율 '11.4%'

다만 이명박 대통령 집권기인 2010년으로 시계를 돌려보면 이 시장의 주장이 맞다.

2014년 10월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이명박 정부 때 감세 정책의 영향으로 2008년 18.7%에서 2009년 16.3%, 2010년 11.4%로 최저점을 찍었다.

2011년과 2012년에도 13.0% 수준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14년에도 12.3%로 최고세율(22%)보다 9.7%포인트 낮았다.

이재명 시장은 "연간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인 재벌 440곳의 법인세율을 30%로 올리고 연 10억 이상 수퍼소득자 6000명의 최고세율을 50%로 올려 각각 15조원, 2조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며 증세를 주장해왔다.

이 시장의 말대로 법인세 공제 감면 혜택은 대기업에 집중돼왔다.

2014년 당시 전체 법인의 0.00002%에 불과한 10대 대기업이 받은 공제 혜택은 전체 기업의 81.31%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6만2446배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최고 법인세율(22%)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5.4%보다 낮은 수준이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한국이 2.5%로 OECD 회원국 평균 2.9%(2010년 기준)보다 약간 낮은 편이지만 실효세율로 분석하면 달라진다.

주요 국가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미국 26%, 독일 29.55%, 영국 28%다.

비교 기준인 국세청의 2013년 국세통계 조기공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당시 법인세 실효세율은 16.8%였다.

법인세 실효세율에 대한 계산법은 경제 주체들마다 다르다.

기업은 세율을 가능한 높여 세금 부담이 크게 보이도록 할 테고, 비판적인 입장에서는 가능한 낮추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와 기업들이 출연한 경제연구소들이 내놓는 실효세율과 국회, 진보적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실효세율의 차이는 5% 가까이 된다.

해외 지출 법인세 등 여러 지표들의 포함 여부에 따라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통계의 정확성에 대한 논란을 접어두고 이 시장이 법인세율을 들고 나온 건 "나라빚도 많은데 무상복지를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서다.이 시장은 무상교복, 청년배당, 무상산후조리원 등 무상복지정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었고,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도 받았다.

이날 토론에서 이 시장은 "성남시는 부채를 늘리지도 않았고 주어진 예산을 절약해서 청년배당 등 복지정책을 하고 있다"며 전 변호사의 지적을 반박했다.


"감세하면 투자 늘어" 말뿐…기업 쌓아둔 돈 550조 초과

한편에선 실효세율이 국가마다 다른 조세체계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려워 국제간 비교가 적절치 않다는 반론도 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감세 정책 명분이었던 '법인세를 낮추면 그만큼 기업의 투자액이 늘어난다'는 논리는 결과적으로 틀린 말이 됐다.

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상반기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6월말 기준 550조원에 달했다.

기업이 남는 돈을 재투자하지 않고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기업이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곳간 채우기'라는 반론도 있다.

증세와 감세 주장은 판단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해석이 엇갈리기 때문에 양쪽의 주장을 절충하는 게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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