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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요금제 갱신하며 장기가입자 할인 축소.."편법 요금인상"

김재섭 입력 2017.01.15. 10:56 수정 2017.01.1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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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끼리 맞춤형'을 '뉴 T끼리 맞춤형'으로
장기 가입자 요금 최대 3328원씩 높아져
"결합할인으로 발목 잡은 뒤 요금 높이는 꼴" 비판
SKT "할인폭 단순 조정 과정서 나타난 현상"
"가입기간 짧은 가입자는 할인 혜택 커져" 주장
폐지 논란 제기되자 "기존 요금제도 유지"

[한겨레] 이동통신 가입자점유율 1위 사업자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요금제를 갱신하며 할인 폭을 줄이는 방법으로 장기 가입자의 요금 부담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통사들이 장기 가입자 등의 약정·결합 할인을 내세워 요금 인하를 피해온 점을 고려할 때 ‘집토끼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편법 요금 인상’이란 지적이 나온다.

1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에스케이텔레콤은 기존 ‘티(T)끼리 맞춤형’ 요금제를 ‘뉴 티(T)끼리 맞춤형’ 요금제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달 16일 뉴 티끼리 맞춤형 요금제를 먼저 출시한 데 이어 오는 26일 티끼리 맞춤형 요금제를 폐지한다고 누리집을 통해 가입자들에게 알렸다.

같은 이용 행태를 가진 가입자들이 대상인 두 요금제를 비교하면, 월 정액요금을 20% 낮추는 대신 24개월 약정하면 요금을 20% 깎아주던 것을 없애고, 결합으로 묶인 가족의 가입 기간을 합친 기간에 따라 요금을 깎아주는 온가족할인 폭을 20%포인트씩 낮춘 게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가족결합으로 묶인 장기 가입자 요금이 오른다. 예를 들어, 가족의 총 가입 기간이 30년이 넘으면서 월 이용량이 ‘망내(에스케이텔레콤 가입 고객 간) 음성통화 무제한+망외 음성통화 200분+데이터통화 3GB’인 가입자 요금은 2만9975원에서 3만3303원으로 3328원 오르고, ‘망내 무제한+망외 150분+데이터 250MB’이면 2만1175원에서 2만4101원으로 2926원 높아진다. ‘망내 무제한+망외 150분+데이터 1.5GB’이며 가족 총 가입 기간이 20~30년인 경우에는 2662원 는다.

이런 사실상의 요금 인상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밴드데이터) 개편 때도 일어났다. 당시에도 약정할인 20%를 없애면서 월 정액요금을 낮추는 대신 가족의 총 가입 기간에 따른 온가족할인 폭을 각각 20%포인트씩 낮췄는데, 이 과정에서 요금이 5% 안팎 올라간 것으로 분석됐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통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데다 가입자점유율이 절반에 가까워 가족 간 결합과 장기 가입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통사들은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요금 인하 요구를 받으면 기본료·통화료·가입비 등을 낮췄다. 하지만 2007년께부터는 비싼 스마트폰 출고가에 기대 종량제 중심이던 요금제를 정액제로 개편하면서 약정이나 유무선·가족 결합 조건으로 요금을 깎아주며 “사실상 요금 인하”라고 강조해왔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가입자들을 유무선 내지 가족결합으로 묶어 이탈하지 못하게 해놓고 할인 폭을 줄이는 방법으로 요금을 올리는 꼴”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약정할인 20% 항목 폐지에 맞춰 월 정액요금을 낮추고 온가족할인 폭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장기 가입자 할인 혜택이 줄었다. 대신 가입 기간이 짧은 가입자 요금 할인 폭은 커졌다. 쉽게 말해, 100원을 기준으로 50% 할인(온가족할인)하면 50원이 남지만, 20%를 줄인(약정할인 폐지) 80원을 기준으로 조정된 온가족할인 폭(30%)을 적용하는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56원으로 6원 높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한겨레>가 취재에 나서자 이날 오후 “장기 가입자 불이익 지적이 있어 티끼리 맞춤형 요금제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고 언론에 알렸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뉴 티끼리 맞춤형 요금제와 기존 요금제를 병행해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진걸 처장은 “기존 요금제는 마케팅에서 배제돼 가입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폐지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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