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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매직 3년' KT를 확 바꾸다

김병주 기자 입력 2017. 01. 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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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3년간 '기가토피아' 앞세워 KT 미래 성장동력 마련'지능형 네트워크' 화두로 던지며 통신업계 혁신 선봉에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난 2014년 1월 KT의 수장에 오른 황창규 회장의 임기 종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황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설(說)이 무성하다. 분명한 사실은 황창규 회장이 KT의 긍정적인 변화와 유의미한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과연 ‘황의 마법’은 어떻게 KT를 변화시킨 것일까?

재임 3년간 황창규 회장은 ‘황의 마법’을 선보이며 KT를 바꿨다.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황 회장의 리더십이 빛난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이용경(1대), 남중수(2대), 이석채(3대). KT가 2002년 민영화된 이후, 역대 KT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인물들이다. 하지만 역대 KT CEO 중 단 한 명도 ‘연임+임기 종료’의 평탄한 코스를 밟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빗대 ‘KT CEO의 잔혹사’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용경 전 사장은 KT 민영화 이후 첫 번째 수장이었다. 비교적 후한 평가 속에 연임이 예상됐다. 이 전 사장 역시 연임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 전 사장은 돌연 후보 신청을 취소했다. 어찌 됐든 모양새는 ‘연임 없는 자연스러운 용퇴’였다. 이 전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인물은 남중수 당시 KTF 사장이었다. 사실상 이때부터 KT CEO의 잔혹사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임명된 남 사장은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검찰 조사 대상에 오르며 ‘불명예 퇴진’이라는 멍에를 썼다. 이석채 전 회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권 당시 취임한 이석채 전 회장은 연임에는 성공했지만 현 정부가 들어서며 검찰 조사를 받고 불명예 퇴진하게 된다.

그런 까닭에 업계에서는 황창규 회장만큼은 소위 ‘KT CEO 잔혹사’ 를 깨부술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물론 최순실 게이트라는 뜻하지 않은 악재가 발목을 잡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성과는 연임의 가능성에 무게를 싣기에 충분하다.

통신업계 관계자 A씨는 말한다. “황창규 회장이 KT에 부임할 당시 일각에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던 것이 사실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소위 ‘황의 법칙’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능력을 입증받았습니다. 하지만 통신은 전혀 다른 분야잖아요. 당시 KT의 상황도 결코 좋지 않았고요. 일각에서는 KT에서 황창규 회장이 보여줘야 할 것은 ‘황의 법칙’이 아니라 ‘황의 마법’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황창규 회장은 마법을 보여줬어요. KT를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시켰고, 미래 먹거리 개발과 기술 고도화로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습니다. 내부 직원들의 사기 역시 덩달아 올라갔다고 합니다.”

A씨의 말처럼 황 회장이 KT 회장 부임 이후 보여준 성과는 실로 극적이다. 우선 취임 후 그가 보여준 주요 성과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황창규 회장은 통합보안 서비스를 포한한 5대 융합서비스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사진은 황 회장이 SUB 형태의 융합보안 솔루션 ‘위즈스틱’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기가토피아의 핵심은 속도와 품질 “이번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사태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지난 2014년 3월 5일 황창규 회장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해 한 말이다. 담대한 포부와 거창한 청사진을 공개하는 신임 대표들의 취임 일성과는 사뭇 달랐다. 사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끊임없이 발생한 악재를 수습하는 데 정신이 없었다. 무려 1,200만 명의 자사 홈페이지 가입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이후에는 45일간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라는 영업정지 철퇴를 맞았다. 그렇게 3월이 끝났지만 4월은 더욱 잔혹했다.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8,000여 명의 임직원이 명예퇴직을 결정했고, 황창규 회장 역시 연봉의 60%를 자진 반납하며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2014년 KT는 사상 첫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황 회장은 KT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전략 마련에 고심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만으로는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2014년 5월 황창규 회장은 자신의 경영 비전과 청사진을 공개하는 첫 번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KT의 미래 비전으로 이른바 ‘기가토피아(GiGAtopia)’를 주창했다. 황 회장은 기가토피아 실현을 위해 향후 3년간 4조5,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기가토피아의 핵심은 ‘속도 경쟁’이다. 보다 빠른 속도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융·복합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 B씨는 말한다. “과거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황의 법칙’의 핵심은 바로 ‘용량 경쟁’이었습니다.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매년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이었죠. 기가토피아 전략은 황의 법칙과 큰 틀에서 비슷한 형태입니다. 다만 경쟁 부문이 ‘용량’에서 ‘속도’로 바뀐 것이죠. 특히 속도전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다소 추상적인 청사진이 아닌, 고객들이 실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됐습니다.”

결론적으로 황창규 회장의 기가토피아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일단 기술적으로 한 단계 진일보 했다는 평가다. KT는 그동안 세계 최초,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럿 보유하게 된다. 지난 2014년 10월 국내 최초로 유선 인터넷 1Gbps 속도 구현에 성공한 데 이어 2015년 1월에는 세계 최초로 LTA-A망에서 300Mbps 속도를 달성했다.

기가토피아의 실현은 비단 기술개발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황창규 회장은 기가토피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통신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회장 취임 초기, 국내 통신시장은 보조금 경쟁으로 굉장히 혼탁한 상황이었다.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 혈안이 되다 보니 오히려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황 회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상용화된 기술을 직접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며 품질과 속도, 서비스 차별화에 적극 나섰다. 발 빠른 행보는 즉각 성과로 나타났다. 당시 국내 최다인 10만개의 광대역 LTE 기지국 구축을 통해 품질 확보와 가입자 유치에 성공했다. 일반 와이파이(WiFi)보다 3배 빠른 ‘올레 기가 와이파이’와 ‘스펀지 플랜’, ‘완전무한 요금제’, ‘전무후무 멤버십’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도 연이어 선보였다.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황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없었더라면 KT가 악재를 극복하고 이 같은 반전을 불러일으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B씨는 말한다. “사실 기가토피아의 주요 구성요소인 기가인터넷, 기가와이어, 기가와이파이, 기가 LTE-A 등은 KT가 황 회장 취임 전부터 꾸준히 상용화를 위해 노력해왔던 기술입니다. 다만 잇단 악재와 이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사실상 사업동력을 잃었던 것이었죠. 그런데 황 회장 부임 후 상용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상용화의 동력이 바로 황 회장이 내건 ‘기가토피아’ 라는 개념이었어요. 기가토피아로 한데 뭉친 이 같은 기술들은 KT 미래 비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이처럼 ‘기가토피아’ 비전은 잃었던 성장동력을 다시금 확보함과 동시에 황 회장의 경영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다고 생각합니다.”

KT의 기가토피아 전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황창규 회장의 연임이 확정될 경우 기가토피아 실현을 위한 KT의 행보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CT 기업 도약 드라이브 통신 산업은 전통적으로 내수 시장에 의존해왔다. KT 역시 마찬가지였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유무선 통신 가입자 확보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아이폰3GS가 도입되고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덩달아 통신 인프라 시장의 기술 경쟁으로 이어졌다. 전 세계 통신 사업자들은 저마다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KT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황창규 회장이 부임한 이후 KT는 전략적으로 내수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실 황 회장은 KT 회장 부임 전부터 우리나라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R&D전략기획단장으로 부임한 황 회장은 “차세대 대형 먹거리를 발굴해 2020년까지 우리나라를 세계 5대 기술강국으로 도약시키는 것이 나의 소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KT 글로벌 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미래 먹거리 개발이다. 통신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래 먹거리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황 회장은 ▲미래 융합 정보통신기술(ICT) 등 핵심 사업 성장 ▲기가 솔루션의 해외 시장 진출 ▲해외 투자 사업의 본격화 ▲해외 투자 시장 발굴 ▲유망 중소기업과의 글로벌 공동 진출을 글로벌 사업 전략의 5대 축으로 선정했다.

이후 황 회장과 KT는 2020년 글로벌 매출 2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 지능형 검침 인프라(AMI) 사업 논의를 진전시켰고, 글로벌 IT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사물인터넷(IoT)과 이에 기반을 둔 미래 융합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의 시장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KT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브로드밴드 상용화 기술과 오랜 기간 축적된 자체 우수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국가의 통신 네트워크 고도화 관련 컨설팅, 인프라 구축 및 운용 사업을 진행 중이다. KT 관계자는 “단순히 해외 국가에서 수주한 개별 프로젝트 수행을 넘어 KT만의 통신사업 노하우와 차별화된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해당 국가의 전반적인 사회 인프라 수준을 효율적으로 높이는 사업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황 회장 부임 이후 KT는 우즈베키스탄에서 1,200억 원 규모의 대형 스마트 에너지 프로젝트(Smart Energy Project)를 수주했다. 또 통신 불모지인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르완다 통합 보안망 구축, 탄자니아 전자주민증 시스템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성공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의 최대 통신사 TCI와 ‘ICT 인프라 현대화 사업’ 양해각서(MOU)를 맺고 향후 중동 시장 진출의 발판도 마련했다.

특히 KT는 해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KT의 혁신 기술·서비스인 ‘기가LTE’, ‘기가와이어’, ‘기가와이파이’를 기반으로 한 공동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글로벌 시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세계적 지명도로 기업 이미지도 제고 황창규 회장의 글로벌 행보는 비단 기술 수출에만 그치지 않았다. 글로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KT의 기술혁신 전략을 전파하며 KT의 글로벌 위상 제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행보를 가장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2016년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리더스 서밋’이었다.

황 회장은 미국 뉴욕 메리엇마키스 호텔에서 열린 UNGC 리더스 서밋에서 연사로 모습을 드러냈다. 차분하면서도 강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가던 황 회장은 참석자들에게 잠시 뒤편 스크린을 주목해줄 것을 요청했다. 모든 사람들의 눈이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동영상 한 편에 모아졌다.

동영상에서는 지난 2014년 조류인플루엔자가 퍼졌던 한국 상황이 언급됐다. 당시 KT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의 원인이 철새가 아닌 농가 이동차량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기반으로 예상 발병지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고, 대규모의 가금류 살처분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동영상이 끝나자 참석자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보냈다. 통신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규모 사회적 혼란을 막은 KT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보내는 찬사였다. 이어 황 회장은 통신사 로밍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감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새로운 구상을 발표했다.

이는 곧 현실에 반영됐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는 KT 가입자를 대상으로 감염병 오염국가 방문 후 귀국 시 의료기관 신고를 안내하는 문자서비스인 ‘스마트 검역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번 사업은 이동통신사의 해외 로밍데이터를 활용해 감염병 오염국가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이 확인되면, 2~3주 동안의 감염병 잠복기간 동안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다. 전국 의료기관은 오염국가 방문자 정보를 공유해 해외 감염병 감시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

또 황 회장은 2016년 9월 미국 하버드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 참석해 ‘네트워크의 힘(Power of the Network)’을 주제로 KT가 추구하는 네트워크 혁신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모바일 시대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이른바 ‘지능형 네트워크(Intelligent Network·유무선망으로 음성 및 데이터 정보만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 자체에서 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로 대변되는 차세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강연에서 황 회장은 KT의 혁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은 이른바 ‘덤파이프(Dumb Pipe·이동통신업계에서 서비스 및 솔루션이 아닌 네트워크 인프라만을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 말)’ 사업자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KT는 덤파이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는 대신 네트워크 본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 바로 지능형 네트워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능형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 미래는 모바일 시대보다 훨씬 거대하면서도 폭 넓은 변화가 이뤄질 것입니다.”

특히 황 회장은 당시 강연에서 지능형 네트워크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혁신 전략의 사례로 KT의 기가토피아 청사진도 언급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황 회장의 ‘기가토피아’ 전략을 2017년 새 학기부터 사용되는 ‘글로벌 기업 경영전략 사례’ 수업교재에 담을 예정이다.

황창규 회장이 2016년 9월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KT의 네트워크 혁신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5대 융합사업서 가시적 성과 황창규 KT 회장은 취임 후 2020년 글로벌 매출 2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로 ▲스마트 에너지 ▲통합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 관제 등 5대 융합사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탈(脫) 통신’을 천명한 KT의 신성장동력이기도 하다.

아직 이른 감은 있지만 5대 융합사업에서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복합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 KT-MEG(Micro Energy Grid)는 이미 국내 주요 병원, 호텔, 산업시설에 적용돼 에너지 비용 감축에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에는 경기 과천에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 거래를 통합 관제하는 KT-MEG 센터를 개소하며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화 등 맞춤형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통합보안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016년 8월 KT는 축적된 네트워크 보안기술을 기반으로 USB 형태의 융합보안 단말기 ‘위즈스틱’을 선보였다. 사용자는 위즈스틱을 PC와 연결하면 안전하게 네트워크 접속을 할 수 있다. USB에는 지문인식 센서가 포함돼 지문인증을 기반으로 인증서 관리도 할 수 있다. KT는 위즈스틱을 더욱 고도화해 2017년 상반기에 저전력 통신으로 휴대성을 강화한 위즈스틱 2.0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2.0 버전에는 지문인증 기능을 활용해 대중교통 인증결제, 금융결제, 건물 출입인증 등의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KT는 5대 융합사업뿐 아니라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지능형 네트워크’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겠다는 의지다. 이미 황 회장은 지능형 네트워크 시대 개막의 필수 요건인 ‘기가인프라’ 확산을 위해 2020년까지 1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기가인프라를 뒷받침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시장에서도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내놓은 상황이다.

물론 KT의 다양한 미래 청사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황창규 회장의 연임이다. 아무리 좋은 전략이라 하더라도 대표가 바뀔 경우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업계 관계자들은 황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기업 이미지 상승과 실적 개선이라는 당면 과제를 훌륭히 완수했고, 별다른 도덕적 흠결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KT 내부에서 황 회장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굳건하다는 것 역시 연임의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일각에서는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이사회에서의 연임 부결보다는 외부세력의 압박, 혹은 황 회장 스스로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을 가능성을 전제한 전망이다.

연임 여부와 상관없이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3년간 보여준 성과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리고 황 회장이 KT에 심어놓은 변화와 혁신의 DNA는 KT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황의 마법’이 KT의 제2, 제3의 변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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