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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하루 2~3시간은 자려 노력..연임 기회 감사"

입력 2017. 01. 2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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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연임 인터뷰
한국발레 상징하는 발레단 스타일 완성 시키겠다
“수면장애 시달려…발레리나 아닌 인생 배우고 있다”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지난해 현역 발레리나에서 은퇴하며 “이제는 잠 좀 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강수진(50)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여전히 ‘잠’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발레단 운영을 고민하느라 오히려 밤잠을 이루기 힘든건 마찬가지란다. 앞으로 3년간 국립발레단을 더 이끌게 된 강수진 단장을 헤럴드경제가 지난 23일 만났다.

“지난 3년은 도움을 많이 받은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3년 더 늘어났다. 한국 발레를 상징하는 국립발레단 만의 스타일을 만들겠다는 다짐은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유효하다.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연임 소회를 밝힌 강수진은 “지난 3년간의 시간을 바탕으로 본격적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연임이 확정됐다. 강 감독은 24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지난 3년간 발레단과 호흡을 맞췄고, 이제 본격적 도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강수진 예술감독 체제 이후 국립발레단엔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큰 것은 질적 도약이다. 세계 유수 발레단의 무용수를 주역으로 초청하는 일이 잦은데, 이제 국립발레단에서도 본격적 초청의 물꼬가 트였다. 수석무용수인 박슬기와 드미솔리스트인 변성완이 벨기에 플랑드르 발레단 ‘스파르타쿠스’주역으로 초청된 것이다. 이들은 내달 2일과 4일 벨기에 안트베르펜 시립극장 무대에 오른다.

강 감독은 “게스트 티쳐와 코치들이 국립발레단에 들어와 연습하다 두 명을 캐스팅했다. 당시 변성완씨는 코르드발레(군무)였는데도 실력만 보고 초청한 것”이라며 “이제 세계 유수 발레단과 양방향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불어 강 감독은 국립발레단의 실력이 세계 어디에 내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특히 코르드발레(군무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어찌보면 가장 어려운게 군무다. 한 둘이 아닌 여러 명이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라며 “군무단에겐 무대에 서는 순간 뼈 속까지 X-레이가 찍힌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의 연임이 확정됐다. 강 감독은 24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지난 3년간 발레단과 호흡을 맞췄고, 이제 본격적 도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올해 프로그램 라인업도 화려하다. 클래식은 물론 네오클래식, 모던, 드라마, 컨템포러리 등 다양한 발레를 선보인다. 신작으로는 허난설헌-수월경화, 트로이 게임, 안나 카레리나 등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허난설헌-수월경화’는 단원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인 ‘KNB 무브먼트 시리즈’의 결과로, 솔리스트 강효형의 세번째 안무작이다. ‘안나 카레리나’는 톨스토이 동명 소설에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 크리스티안 슈푹이 안무를 입힌 작품이고, 트로이게임은 발레 갈라 공연 중 일부로 소개된다. “관객들의 선택권을 위해선 단원들도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야 한다. 발레가 현재의 관객에게 더 다가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게 강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해 7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오네긴’ 공연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강 감독에게 가장 큰 변화는 ‘잠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지독한 연습벌레에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강 감독은 사실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었다. 잠자리에 들어도 이것 저것 생각할 게 많아 실제로 잠드는 시간은 하루 1~2시간. 심한 날은 30분도 자지 못했다. 대부분 이 작품을 어느 무대에 올릴 것인지, 어떤 무용수를 쓰고 어떤 부분을 코치해 줄 것인지, 프로그램 순서는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 지 등 일에 관한 것들이다.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결국 잠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 일을 하거나, 작품연습을 했다. 

강수진 국립발래단 예술감독 인터뷰./[사진=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은퇴하면 현역으로 뛸 때보단 정신적 부담이 적을 것 같아, 잠을 더 잘 잘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신체적 에너지를 다 쓰지 못해 역효과가 났다. 지금은 더 생각이 많아져 잠을 잘 수가 없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달라진 점은 이제 이런 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잠과 인연이 있을까 싶지만, 몇 시간이라도 질 좋은 잠을 자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마치 신생아가 잠 자는 법을 배우듯이”.

올해 나이 50에 들어선 것도 나름의 계기가 됐다. “발레리나 아닌 인생을 다시 배우고 있다. 나이가 들어 좋은 것은 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추면 된다”는 그는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면 집에서 스트레칭을 겸한 클라스를 하고 출근한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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