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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라인] 박 대통령의 시간끌기.. 김기춘의 '구멍' 찾기

김민순 입력 2017. 02. 01. 19:59 수정 2017. 02. 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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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선고는 공정성 훼손".. 박 대통령측 또 무더기 증인 신청 / 김기춘 "블랙리스트, 특검 수사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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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측이 1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의 공정성을 또다시 문제 삼았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미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15명을 증인으로 추가 신청하며 ‘시간끌기’ 전략을 이어갔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청와대 전·현직 수석 3명은 박 대통령을 감싸는 데 급급했다.
대심판정 들어서는 이정미 권한대행 공석이 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 뽑힌 이정미 재판관이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을 주재하기 위해 헌재 대심판정 중앙의 헌재소장 자리로 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재, 3월13일 이전 선고 방침 ‘진검승부’ 힘들어”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이날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이유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미리 정하는 것은 심판 결과의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헌재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된 이정미 재판관이 “헌재소장 공석 상황과 헌정사적 중요 사건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원활한 사건 진행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한 지 5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이 변호사는 “후임 재판관 선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전제로 국가 최고책임자의 탄핵심판을 선고하겠다는 것은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헌재 측에 날을 세웠다. 

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한 가운데 이정미 권한대행 등 8명의 재판관이 참석한 가운데 1일 오전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공개변론이 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 이중환 변호사가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재의 증인·증거 채택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이 변호사는 “헌재가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을 채택하지 않고 검찰 수사기록에 의존하는 것은 국회 측에는 예리한 일본도를, 대통령 측에는 둔한 부엌칼을 각각 건네며 공정한 진검승부를 하라는 것과 같다”며 “우리나라 사법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의 사법 역사상 비웃음을 살 재판으로 남을까 두렵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발단을 최씨와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 간의 불륜 의혹에서 찾는 등 박 대통령과 무고함을 거듭 부각시켰다.

이에 권성동 국회 소추위원장은 “대통령 측이 형사소추, 특검 수사 등을 피하려 탄핵심판을 늦추려 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심판절차에 성실히 협조하는 당당한 대통령을 보고 싶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현직 청와대 수석들, ‘대통령 책임 없다’ 입장 되풀이

이날 박 대통령 측 신청으로 출석한 증인들은 ‘대통령은 결백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근무했던 김규현(64)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탄핵은 안 하지 않았느냐”며 “미국 9·11테러와 영국 지하철 테러 등 외국에서 대형 재난사고가 났을 경우에도 행정부 수반에게 책임을 묻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1일 오전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그는 오히려 사고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해양경찰청과 세월호 선사·선장에 책임을 돌리는 등 청와대의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청와대 상황실에서) 해경의 첫 보고가 올라온 오전 9시33분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안일한 대처를 일부 시인했다.

유민봉(59)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대통령 연설문은 대폭 수정하지 못한다”며 “청와대 업무에 외부인이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2013년 10월 국무회의 주최 과정에 최씨가 관여했다는 것도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어 증인석에 앉은 모철민(59)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박 대통령이 2014년 노태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등의 경질을 지시한 사실은 인정했다. 모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이 노 국장 등을 ‘나쁜 사람’이라고 부르는 모습에 놀라고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및 주도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기춘 “블랙리스트, 특검 수사대상 아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작성과 실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기춘(78·구속)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검의 수사대상이 아니라며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다. 특검팀은 “명백한 수사대상”이라고 반박하며 청와대 압수수색 시 그 대상은 제기된 모든 혐의와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일 “어제(1월31일) 김기춘 전 실장이 ‘나에 대한 피의사실은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다’고 법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고 소개했다. 특검법 제19조는 ‘수사대상이 된 자 또는 그 배우자, 직계 존속·비속, 동거인, 변호인은 특별검사의 직무범위 이탈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김 전 실장에 대한 피의사실이 특검법 제2조에 따른 수사대상에 명백하게 해당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서울고법에 제출했다.

특검팀의 수사대상을 규정한 특검법 제2조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둘러싼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박 대통령과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그런 성향일 것이라고 판단되는 문화예술인과 단체에 보조금 등 각종 지원책을 끊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당초 특검법상 수사대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특검팀이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최순실씨 모녀의 승마특혜 의혹 등과 관련한 문체부 고위 관료 강제 물갈이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져 주요 수사대상이 됐다. 서울고법은 김 전 실장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형사9부(부장판사 황한식)에 배당했으며 이르면 2일 심리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 특검보는 또 “청와대 압수수색을 한다면 현재까지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하게 될 것”이라며 고강도 압수수색을 예고했다. 그러나 압수수색에 부정적인 청와대가 경내 진입을 불허할 경우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게 특검의 고민이다. 이 특검보는 “지금 상황에선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계속 거부할 경우) 대책에 대해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강제 소환돼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특검의 강압수사’를 이유로 구치소에서 버티며 소환 통보에 불응해 온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를 체포해 조사했다. 최씨는 지난번처럼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순·이창훈·김건호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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