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불출마..'멘붕' 김무성-정진석·나경원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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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멘탈붕괴)에 상당히 술을 마시더라."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2일 같은당 김무성(전 새누리당 대표) 고문과 가진 전날 저녁 술자리를 털어놨다.
비박계(비박근혜계)인 나 의원이 바른정당 합류를 거부하고 반 전 총장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만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사이에서 곤란한 위치에 처했다는 평가다.
당내 충청권 출신 의원들을 이끌고 탈당할 계획까지 세웠던 정 전 원내대표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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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the300]여당 충청 의원들 잔류… '양다리' 오세훈 위기 탈출]
"멘붕(멘탈붕괴)에 상당히 술을 마시더라."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2일 같은당 김무성(전 새누리당 대표) 고문과 가진 전날 저녁 술자리를 털어놨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따른 충격이 매우 컸다는 얘기도 거듭 했다.
김 고문은 '최순실 사태'가 터진 직후인 11월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35년의 정치인생의 마지막 꿈을 내려놨다. 보수 개혁을 위한 백의종군이 명분이었다. 여기엔 반 전 총장의 대선을 돕기 위한 결심도 있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고문은 이전 정권과 선을 긋고 반 전 총장을 영입해 보수정권을 재창출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에 가세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지난달 29일과 31일에도 김 고문은 반 전 총장과 이틀 간격으로 회동하며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셈이다. 반 전 총장도 결국 김 고문에게 미안함의 뜻을 전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김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사전에 불출마 결정을 상의하지 못한 데 대해 양해를 구하면서 "죄송하게 됐다"는 미안한 마음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바른정당 내에서는 김 고문의 재등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불교방송라디오에 출연해 "(김무성 의원의 재등판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법으로 안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가장 치명타를 입은 사람이 김 고문인 것은 분명하다. 자신의 불출마 선언, 보수 진영 전략 수립 등이 모두 헝클어졌기 때문이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도 "당까지 박차고 나간 김무성 대표가 제일 안 됐다"고 했다. 나 의원이 받는 충격도 김 고문 못지않다. 나 의원을 향한 여권내 시선도 곱지 않다. 반 전 총장을 돕겠다며 바른정당의 합류마저 거부한 '배신자' 이미지 때문이다. 비박계(비박근혜계)인 나 의원이 바른정당 합류를 거부하고 반 전 총장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만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사이에서 곤란한 위치에 처했다는 평가다.
나 의원은 지난달 12일 반 전 총장이 귀국한 날 서울 동작구 자택 복귀 환영식에 참석한 뒤 꾸준히 반 전 총장을 지원해왔다. '반기문 대망론'에 힘쓰던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걱정하게 됐다. 당내 충청권 출신 의원들을 이끌고 탈당할 계획까지 세웠던 정 전 원내대표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배경에 충청권 의원들의 미온적 지원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전 원내대표과 함께 반 전 총장을 지지하기로 했던 성일종·이명수·박덕흠·이종배·경대수·박찬우·권석창 의원 등도 표정관리가 안 되고 있다.
‘양다리’ 행보를 해온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반 전 총장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오 최고위원은 바른정당 최고위원직을 동시에 맡으며 거취를 고민해왔다. 겸직을 반대하고 입장을 정리하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당과 반 전 총장 사이 '가교' 역할을 자임하며 입당을 추진해왔다. 당초 2일 반기문 캠프에 합류할 계획이었던 오 최고위원은 전날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정치낭인’이 될 위기를 넘겼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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