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없는 김문수의 행보..탄핵찬성에서 돌연 탄핵반대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2017. 2. 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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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추진·친박청산 앞장섰던 金..돌연 "탄핵 기각돼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6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입장 번복'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제가 아는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중 가장 청렴한 분"이라며 대권주자로서는 처음으로 탄핵안이 기각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김 전 지사의 앞선 행보나 발언들을 살펴보면 탄핵안 추진과 국회 가결에 찬성 입장으로 기울어져 있다.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 분당 사태 전 탄핵에 동의한 비주류 비상시국회의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석했었다. 특히 지난해 11월20일에는 비상시국회의에서 즉각적인 탄핵 소추를 공식 요구했는데, 이날도 회의 참석자에 김 전 지사는 적극 참여했다.

그는 다음 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김 전 지사는 '처음부터 탄핵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느냐'는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라며 "대통령은 여러가지 법률적인 문제가 있을 때에는 탄핵에 의해서 사퇴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길로 가야한다"고 답했다.

김 전 지사는 이 밖에도 당시 "박 대통령이 비리와 불통과 무능으로 도저히 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국민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야권의 하야 요구에는 반대하면서도 탄핵 추진에는 힘을 실었다. 탄핵 직후에는 "촛불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도 내놨다.

그는 분당이 현실화되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등판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책임론을 내세우며 '친박(親朴) 인적청산'을 선두에서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는 "정치인에게 민심은 천심이다. 민심을 거스르면 천벌을 받게 된다"며 "책임을 미루고 살아보려는 발버둥은 추한 죽음을 재촉할 뿐"이라고 '저승사자'를 자처했다.

김 전 지사의 태도 변화에 징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적청산'의 대상이었던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도 함께했다. 김 전 지사는 "남녀노소 모든 분들의 우국충정이 너무 진지하셔서 눈물이 났다"며 참석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는 대선 출마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김 전 지사가 보수지지층 흡수를 위해 돌출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선 경선과 지난 총선 대구 출마 등 거듭 고배를 마신 것도 변신의 한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있다. 인지도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기 위한 '친박선택' 결단이라는 것이다.

대선 경선과 지난 총선 대구 출마 등 거듭 고배를 마시는 과정에서 주변 참모들이 떠나면서 스텝이 꼬였다는 점도 언급된다. 김 전 지사의 잇따른 극우적 행보에 측근들도 속속 그의 주변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문수 전 지사의 갑작스런 친박 행보와 잇따르는 극우적 행동으로 인해 측근중의 측근이었던 허숭 전 경기도 대변인이 최근 김문수 지사와 결별하고 김 전 지사 곁을 떠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나섰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2012년 대선 경선에서 김 전 지사가 홍보용으로 최태민 목사 관련 영상을 틀면서 이미 두 사람의 사이는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고 한다.

다만 김 전 지사는 서청원 의원이 현 비대위원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박계와의 긴밀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관측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김 전 지사의 '탄핵 기각' 주장을 개인행동으로 보고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김 전 지사의 입장 발표에 앞서 같은 날 오전 "우리 당의 개혁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계속될 것이고 인적 쇄신도 끝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 핵심관계자는 "어디 가서 함부로 행동하고 발언하는 것을 그대로 안 두겠다는 경고성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태극기 집회 참석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참석하는 게 옳다고 보진 않지만, 집회 참석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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