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컷뉴스

공공시설서 흡연하고 술마시고..'막무가내' 태극기 집회

CBS노컷뉴스 강민혜 기자 입력 2017. 02. 08. 14:57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서울시 도서관∙한국방송회관 무단 점거..의경 폭행·협박까지

"직원이 안내를 하거나 퇴실 요청을 하면 (보수집회 참가자가) 욕설을 한다"
"'니네가 왜 문을 닫냐'며 심한 욕설을 하고 강제로 버티기도 한다"

1일 오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측이 운영하는 투신자살 박사모 회원 조 모씨의 분향소와 텐트촌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맞불을 놓은 이른바 '태극기 집회' 참가자 중 일부가 무단 점거도 불사하는 등 거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자신들의 집회를 '태극기 집회'라고 지칭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 도서관, 한국방송회관 등 공공시설물을 점거하는가 하면 무단침입을 막으려는 경찰을 폭행하고 시민들의 시설 이용을 방해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 서울도서관까지 침입…시민·직원 '고통'

1일 오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측이 운영하는 투신자살 박사모 회원 조 모씨의 분향소와 텐트촌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시도서관은 촛불집회가 무르익은 지난 2016년 11월 26일부터 매 주말, 저녁 10시까지 시민들에게 화장실을 무료 개방하고 있다. 본래 운영시간은 오후 6시까지다.

그러나 보수집회가 서울광장으로 옮겨와 본격화된 지난 2016년 12월 31일부터 도서관 이용자들과의 충돌이 빚어졌다는 게 서울도서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직자들의 고통이 늘어나자, 서울도서관 직원들의 여론을 수렴한 글이 지난 6일 내부게시판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 글에는 보수집회 참가자 일부가 도서관 내에서 음식을 먹거나 흡연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8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관계자는 "간혹 일부 참가자들은 관내에서 음주도 했다. 야간에 흡연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직원이 만류해 화장실로 데려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렇게 직원이 안내를 하거나 퇴실 요청을 하면 (보수집회 참가자가) 욕설을 한다"며 "'니네가 왜 문을 닫냐'며 심한 욕설을 하고 강제로 버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직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극성 보수집회 참가자들은 도서관을 점거하고 시민들의 이용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관계자는 "보수집회 관계자들 때문에 도서관 내에서 고성이 오갔다. '탄핵 반대', '박원순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안에서 외친다"며 "도서관 이용자와 시위자의 싸움도 붙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도서관에 온 시민들이 직접 안내데스크에 가 '무섭다'며 제지 요청을 하기도 한다"며 "민원 전화뿐만 아니라 다각적으로 (보수집회 참가자의 무단 점거에 대한) 저지 요구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방송회관 무단 점거하고 노숙 농성…

1일 오후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측이 운영하는 투신자살 박사모 회원 조 모씨의 분향소와 텐트촌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지난 1월 17일부터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에 위치한 한국방송회관 로비를 무단 점거한 후 태극기를 흔들며 "박효종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에 나섰다. 일부는 노숙 농성도 불사하고 있다.

한국방송회관은 한국방송협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언론노조, 아나운서 협회 등이 입주해있는 건물이다.

지난 2014년 임명된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된 인물이다.

앞서 지난 2015년, 2016년에는 일부 종편 방송 프로그램의 편파 방송을 방관한다는 이유로 야당 의원들의 질책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탄핵정국'이 이뤄지고 JTBC가 최순실 씨의 태블릿PC를 입수해 국정농단 증거를 보도하고 TV조선이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실 영상을 보도하는 등 종편 방송의 활약이 두드러지자 정세는 뒤바뀌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들 종편 방송에 대해 편파방송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수년전과 달라진 형국이다.

경찰들은 캠코더로 무단 점거 상황을 '채증'했으나 강제진압을 하는 등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 JTBC 규탄 주장하며 의경 눈에 상해 입히기도

'자유대한민국지키기 국민운동본부' 측은 지난 1월 23일 오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박효종 위원장의 JTBC 태블릿PC 보도 심의 결단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자리했다.

이들은 "박 위원장을 방심위에 앉힌 사람은 박 대통령"이라며 "자기를 심어준 대통령에게 언론들이 난동을 부리고 있어도 규제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4일에는 JTBC 규탄을 주장하며 무단 시위를 이어가던 53세 보수단체 회원이 의경에게 상해를 입히는 일이 발생했다.

이 회원은 한국방송회관 정문에서 시위를 저지하는 의경의 무전기를 빼앗은 후 찰과상 등의 상해를 입혔다.

이 회원은 허리에 부탄가스통을 여러 개 달고 라이터를 켠 채 "내 성질을 돋우면 가스통을 터뜨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협박,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 "보수집회 지탱 논리는 '박근혜 팬덤'과 '박 대통령 기능론'"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 모습.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보수집회 참가자들은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이 답이다"라는 구호를 연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비평가 이택광 경희대학교 교수는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6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아무 생각이 없는 건 아니다"라며 "나름의 논리가 있다. 상황이 변하면 그 논리가 힘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들이 집회에 참가하는 이유로 '박근혜 팬덤'과 '박 대통령 기능론'을 꼽았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연예인에 가깝다"며 "(보수집회 참가자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연예인이 대통령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박 대통령이라는 존재는 보수 결집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며 "이것이 무너지면 보수가 궤멸하게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CBS노컷뉴스 강민혜 기자] mineral@cbs.co.kr

저작권자ⓒ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