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세계일보

[사설] 원전 수명 연장 의사결정이 주먹구구식이었다니

입력 2017.02.09. 00:32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수명을 10년 연장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결정에 제동이 걸렸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원전 수명 연장 과정의 절차적·기술적 하자를 문제로 삼았다.

1982년에 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설계 수명이 30년이 끝났지만 원안위는 2015년 2월 수명 10년 연장을 허가했다.

선진국에선 원전 기술의 발전을 고려해 수명을 연장해 원전을 가동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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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수명을 10년 연장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결정에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은 그제 월성 1호기 인근 주민 등 2167명이 낸 수명 연장 무효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관련 서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안전성 평가가 허술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원전 수명 연장 과정의 절차적·기술적 하자를 문제로 삼았다. 현행법상 3년 이내 원전 관련 사업에 참여하면 원안위 위원이 될 수 없다. 그런데도 이 규정에 위배되는 2명이 위원으로 수명 연장 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원안위에 제출돼야 할 서류 7종 중 6종이 누락됐고 운영 변경 전후 비교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설계 기간을 변경하는 ‘운영 변경 허가’를 과장 전결로 처리했다. 수명 연장과 같은 중대한 의사결정이 이토록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됐다니 믿기지 않는다.

1982년에 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설계 수명이 30년이 끝났지만 원안위는 2015년 2월 수명 10년 연장을 허가했다. 선진국에선 원전 기술의 발전을 고려해 수명을 연장해 원전을 가동하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설계 수명 40년인 상당수 원전의 운전 기한을 60년으로 늘렸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2007년 설계 수명 30년이 끝난 고리 1호기가 10년 연장됐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국민의 생명과 밀접한 사안의 결정이 엉터리로 이뤄지는 처지라면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은 담보하기 어렵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세계적인 ‘탈(脫)원전’ 흐름 속에서 우리 국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툭하면 원전이 고장으로 멈춰서고 원전 부품 납품 비리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원전과 가까운 경북 경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8 강진이 발생했다. 당국에서 원전이 규모 6.5∼6.9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소리치고 있지만 국민이 믿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는 원전 의존도가 매우 높다. 요즘은 원전 안전과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 새로 원전을 지으려고 해도 부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2029년까지 설계 수명이 종료되는 원전만 11개에 이른다. 자칫 전력 수급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런 재앙을 맞지 않으려면 원전당국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정작 수명 종료를 선언할 곳은 당국의 안이한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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