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러 맞나' 푸틴 떠보기에 우크라이나 또 전쟁터

이기준 2017. 2. 10.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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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정전 2년 만에 교전 재점화
"푸틴이 살인자라고 해도 존경"
트럼프, 책임은 안 따지고 옹호
미 공화당·EU선 "동맹 약화" 우려

유럽연합(EU)과 러시아의 대결장인 우크라이나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수호 의지를 시험하며 반군 지원을 늘리면서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격화되고 있다. 양측의 교전은 정전 협정을 체결한 지 약 2년 만이다. 9일 현재까지 사망자만 민간인을 포함해 수십 명이 발생했다. 한 우크라이나 주민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곳 사람들은 고통받으며 죽어가고 있다. 폭격이 쏟아지고, 전기와 난방이 끊겨 얼어죽기도 한다”고 울먹였다. 반군과 대치 중인 한 정부군 병사는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와서 이 파괴의 현장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최근 촉발된 폭력 사태를 깊이 우려한다”며 즉각 휴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책임은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러시아를 편들고 나섰다. 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을 조종하고 있는지 확실치 않다”며 러시아가 내전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러시아 주장을 옹호했다. “푸틴 대통령이 살인자라도 존경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런 입장은 역대 미국 정부의 기조와 확연히 배치된다. 오바마 정부는 크림반도를 불법으로 차지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을 조종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강한 경제제재를 가해왔다.

EU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발을 빼면 우크라이나에서 EU만으로 러시아의 야심을 방어하기 어렵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나서서 반군의 폭력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쟝피에르 라파린 프랑스 상원 외교안보위원회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유럽을 분열시키려는 점에서 이해가 일치한다”며 “두 정상이 유럽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트럼프의 EU 분열 전략이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국가 정책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EU를 통한 다자협정보다 개별 국가와의 양자협정이 미국에 유리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 같은 보수 성향 정치인들은 개별 국가의 주권을 제약할 수 있는 다자협정보다 양자협정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환영하고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EU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U가 단합된 상태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각개격파’식 통상전략이 파고들 틈이 없기 때문이다.

관건은 전통적으로 우방과의 군사 동맹을 중시하는 미 공화당의 반발이 트럼프 정부를 어디까지 견제할 수 있느냐다. 공화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발언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군사적 우방인 EU가 분열하고 적국인 러시아가 세력을 강화하는 것은 곧 미국의 안보 위협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트럼프 정부의 이런 상황을 꿰뚫고 있다고 지적한다.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취임 10일 만에 우크라이나 내전을 재점화시킨 것도 트럼프의 외교 노선을 떠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러시아가 어디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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