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변호' 훈화 곽일천 교장 "학생들에게 정보 제공" 해명
[경향신문]
‘박 대통령 탄핵 변호’ 훈화를 해 물의를 일으킨 서울디지텍고 곽일천 교장이 13일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취지였다고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곽일천 교장은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탄핵정국 관련 학생들과의 토론회에 대하여 드리는 글’(▶바로가기)을 게시하고 “탄핵사태가 과거의 광우병파동이나 미군 장갑차 사건처럼 비이성적이고 잘못된 정보에 의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것에 대해 반성하고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의견을 교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교장은 지난 3일에 학생회 대표들과 사전 토론회를 열었으며, 학생대표들과 대화 과정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에 대해 “어느 편이나 누구에 대해 호불호를 말하는 것이 아닌 한 사회과학자로서 그리고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장으로서 학생들이 어느 한쪽에 치우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를 균형 잡도록 해 주는 교육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탄핵사건을 법적인 문제이고 법적 절차를 충실히 밟아 절차적 정당성을 가질 때 갈등관리의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교육시켰다”면서 “어느 정파나 단체의 입장이 아닌 법률전문가들의 의견과 자료들을 취합하여 소개하며 저의 해석을 첨부했다”고 밝혔다.
국정 역사교과서 선택에 대해선 “상이한 입장을 가진 교과서를 복수채택하고 이번 국정 역사교과서와 함께 기존 비상교육 검인정 교과서를 함께 사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곽 교장은 지난 7일 학교 종업식에서 “대통령 탄핵이 객관적 근거나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고 정치적으로 이뤄졌다”는 식의 ‘박 대통령 변호’ 훈화를 1시간 동안 했다. 그는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지 않고 허위사실로 사회를 선동하고 있다”면서 ‘JTBC 태블릿PC 조작설’을 전했다.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대해선 “국가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특혜가 가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당시 곽 교장은 ‘법치주의’를 강조했으나, 전반적인 발언 내용은 일부 극우 인사나 ‘태극기 집회’에서 나오는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원대(현 가천대) 교수 출신인 곽 교장은 학교 설립자의 아들로 2010년 취임했다. 그가 일반 교원이었다면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는 ‘편향’ 발언을 쏟아낼 수 있었던 것은 사실상 학교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립학교 인사권은 이사회에 있고, 교장도 이사회를 통해 선출된다.
시민단체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14일 서울디지텍고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의 특별감사와 정치편향 발언 처벌을 요구한다.
▶서울디지텍고 교장 “탄핵 정치적” “태블릿PC 따져봐야” 1시간 ‘박 대통령 변호’ 훈화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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