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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헌재..대통령 측 탄핵심판 '시간 끌기' 차단 나서

김민진 입력 2017. 02. 14. 17:19 수정 2017. 02. 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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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불출석 증인 증인신청 직권 취소·탄핵소추 사유 관련없는 증인신청도 기각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심판정 밖 소란 심리 방해 자제” 거듭 강조
‘고영태 녹음파일’ 증거 신청…21일 채택 여부 결정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문제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대리인단의 노골적인 ‘시간 끌기’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나섰다. 헌재가 대통령 측의 무더기 증인 신청을 받아들여 상당수 증인을 채택했던 이제까지의 태도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헌재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으로 재판관 숫자가 7명으로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 ‘3월13일’ 이전 탄핵심판 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헌재는 14일 청사 대심판정에서 열린 14차 변론에서 이날 증인신문에 불출석한 김홍탁 더플라이그라운드 대표와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의 증인채택을 직권으로 취소했다.

이 권한대행은 “김홍탁씨와 김형수씨의 검찰조서가 증거로 채택됐고, 여러 조서나 신문 증언에서 내용을 다 파악할 수 있다”며 “이들이 핵심적인 증인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재소환하지 않기로 하고 증인채택 결정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이 권한대행은 증인채택 취소 전에 대통령 측에 의견을 물었고 대통령 측은 이들에 대한 증인신청을 고수했다. 그러자 이 권한대행은 “납득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니면 증인을 재소환하지 않겠다”며 지난 변론에서 밝힌 원칙을 다시 설명했다.

이날 대통령 측은 이진동 TV조선 기자와 최철 더블루케이 대표를 추가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통령 측은 이 기자를 불러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내용을 묻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헌재는 “재단 관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관계자들이 여러 사람 나와서 증언했고, 서증에 의한 증거도 있다”면서 “이진동씨는 탄핵소추 사유와 관련된 증인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헌재는 “최철씨가 유출한 문건도 탄핵소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헌재 밖에서 벌어지는 ‘헌재 흔들기’에 대해서도 재차 경고했다. 이 권한대행은 “심판정 밖에서 공정성을 훼손하는 억측이 나오고 있고, 재판부의 신뢰를 훼손하는 여러 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우려를 표한다”면서 “오늘도 심판정 밖에서 매우 시끄러운 고성이 나와 심리 진행을 방해하고 있는데 이 같은 업무방해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양측 대리인단에 대해서도 “우려되는 언행을 삼가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정문 앞에는 박 대통령 탄핵기각을 주장하는 '엄마부대' 등 수십 여명이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양측 대리인단은 이날 일명 ‘고영태 녹음파일’로 불리는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녹음파일을 증거로 신청했다. 이 녹음파일에는 김 전 대표가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등 주변 인물들과 통화하거나 대화한 것을 녹음한 내용이 담겨 있다. 헌재는 대통령 측의 문서송부촉탁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2000개 녹음파일과 녹취록 29개를 받아 양측에 건넸다.
 
대통령 측은 “이 사건은 정상적인 프로세스가 아니고 음험하고 기획적인 공작이 오래전부터 있었고, 언론보도도 상당부분 조작돼서 오늘까지 왔다”며 “(녹음파일 내용은) 수사기록에 전혀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은 “(녹음파일에는) 중국음식 주문한 것까지 있다”며 “어떤 게 필요한 지 신청서를 내면 다음 기일에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변론은 대통령 측의 요구로 채택된 증인 4명 중 3명이 나오지 않으면서 차질을 빚었다. 박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 중 하나로 불리는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은 변론 당일 불출석했다.

이날 이기우 그랜드레저코리아 대표만이 증인석에 앉았으나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의 스포츠팀 창단 제안에 부담을 많이 가졌다"고 밝히는 등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하지만 대통령 측은 "이 대표가 우리 주장에 상당 부분 부합하는 증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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