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암살 김정남, 母도 이국땅에서..숨진 뒤에도 北으로 못 돌아간 성혜림, 왜?

입력 2017.02.15. 15:31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이국땅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의 사실상 첫 번째 아내이자 장남 김정남의 모친인 성혜림은 왜 숨진 뒤에도 러시아 땅에 남겨진 걸까.

RFA는 성혜림의 묘에 대해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뒤 국외를 떠돌고 있는 김정남이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먼 이국땅에 묻혀 쓸쓸히 방치된 생모의 운명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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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사진=동아일보DB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이국땅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타국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 뒤 외롭게 묻힌 그의 모친 성혜림을 떠오르게 한다.

김정일의 사실상 첫 부인인 성혜림은 유부녀로 딸까지 두고 있었지만, 김정일이 강제이혼까지 시켜 곁에 둘 정도로 사랑을 받으며 김정남을 낳았다.

하지만 김일성에게는 며느리로 인정받을 수 없었고, 김정일이 두 번째 여자인 김영숙과 결혼한 뒤인 1974년 김정남을 남겨두고 모스크바로 떠나와야 했다.

2002년 모스크바에서 숨진 성혜림의 시신 행방은 몇 년 간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북한 당국이 유해를 본국으로 가지고 갔다는 설부터 화장(火葬)한 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는 얘기도 돌았다. 하지만 성혜림은 모스크바의 공동묘지에 쓸쓸하게 안치돼 있었다.

2009년 동아일보는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성혜림의 묘지를 확인해 보도했다. 성혜림은 모스크바 서쪽 트로예쿠롭스코예 공동묘지에 ‘오순희’라는 가명으로 위장 안치돼 있었다.

실제 묘를 확인한 결과, 묘비 앞면엔 한글로 ‘성혜림의 묘’라고 새겨져 있었고, 뒷면엔 ‘묘주 김정남’이라고 적혀 있었다. 묘지 관리인들에 따르면 김정남은 2005년경 북한인들을 모스크바에 데려와 묘비를 세웠다. 사망 날짜는 ‘2002년 5월 18일’로 새겨져 있다.

김정일의 사실상 첫 번째 아내이자 장남 김정남의 모친인 성혜림은 왜 숨진 뒤에도 러시아 땅에 남겨진 걸까.

묘지관리인은 이에 대한 질문에 “정치적인 문제라서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해당 공동묘지는 유명 러시아인들이 안장된 묘역인데, 북한 당국이 당시 “성혜림 시신의 본국 송환 계획을 취소하니 북한의 국모 수준으로 안치해 달라”고 요청해 묘소 조성 때부터 논란이 됐다는 것.

또 성혜림이 가명으로 안치된 건 평양의 지시에 따라 북한 대사관이 조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러시아 공무원은 설명했다. 이는 성혜림의 신원을 감춰 외부 방문객들의 묘지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공동묘지 관리인들은 “2008년까지 북한 관리들이 그의 묘소를 주기적으로 관리했지만 김 위원장의 권력이양설이 떠돌았던 올해 초부터는 이들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2009년 동아일보가 묘지를 찾았을 당시 성혜림의 묘는 무성한 잡초와 나뭇가지, 낙엽 등이 쌓여있는 등 관리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성혜림의 묘는 지난해 6월에도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소개됐는데, 여전히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모습이었다. 붉은색 조화 네 송이가 무덤 앞에 가지런히 놓여 있어 눈길을 끌었다.

RFA는 성혜림의 묘에 대해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뒤 국외를 떠돌고 있는 김정남이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먼 이국땅에 묻혀 쓸쓸히 방치된 생모의 운명과 묘하게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떠돌던 김정남은 모친의 운명을 따라가듯 이국 땅에서 숨을 거뒀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현지시간 13일 오전 9시께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마카오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줄을 섰다가 신원미상의 젊은 여성 2명에게 피살됐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