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비리 몰랐다?..특검, 朴 차명폰 내역 작심 공개

오제일 입력 2017. 2. 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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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공모 가능성 뒷받침 하는 증거로 활용
증거인멸 우려 등 강조해 청와대 압박 카드
"대면조사 협상서 유리한 고지 용도" 해석도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02.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 사이에 수백회에 걸친 차명폰 통화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박 대통령 대면 조사 일정과 방식 등을 조율 중인 특검이 여론전을 통한 강력한 압박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15일 특검팀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최씨는 지난해 4월18일부터 같은해 10월26일까지 모두 570여회 통화했다. 하루 평균 3회가량 통화를 주고받은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최씨가 독일로 도피한 지난해 9월3일부터 귀국한 10월30일 사이 총 127회 전화 통화를 했다. 국정 농단 의혹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후에도 상호 간에 연락을 주고받은 셈이다. 이 기간 두 사람이 검찰 수사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씨가 독일에서 돌연 입국했을 때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기획입국설'이 제기됐었다.

당시 최씨는 박 대통령 1차 대국민 담화(10월25일) 직후 독일 현지에서 국내 언론과 인터뷰(10월26일)를 갖고 "귀국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최씨는 돌연 입장을 바꿔 귀국했고, 귀국한 지 30시간만인 지난해 10월30일 검찰에 자진출석했다.

이 과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씨가 박 대통령과 모종의 교감을 갖고 귀국과 검찰 출석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냈다. 일련의 과정이 연쇄적으로 진행된 점,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갑자기 대거 검찰 수사에 응한 점 등이 '기획입국설'과 '사전모의설' 등의 근거였다.

또 6개월동안 매일 3회에 가까운 통화를 유지해왔다는 점은 '국정농단을 몰랐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박 대통령 입장을 뒤집을수 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최씨의 국정농단과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대국민 담화와 인터뷰 등을 통해 최씨의 개인적 일탈로, 자신은 관련 내용을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매일 3번씩 통화를 하고, 독일 도피 기간에도 2회가 넘는 통화를 하면서도 최씨 비리를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통화 과정에서 차명 전화를 사용한 점, 국정 농단 사건 이후에도 제3자를 거쳐 의사를 주고받은 점, 최씨 귀국 직전까지 통화가 이뤄진 점 등에 비춰볼 때 제기된 의혹들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대통령도 알고 있지 않았겠냐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춘추관에서 임기단축 등 진퇴와 관련한 모든 것을 국회에 일임한다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16.11.29. amin2@newsis.com

이와 관련 특검팀은 두 사람 사이 수백회에 걸친 통화 내역과 의사 전달 과정이 상호 공모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호 간 통화가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상당 기간 계속됐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청와대 압수수색과 대면 조사 진행 과정에서 박 대통령 측과 충돌한 전력이 있는 특검팀이 여론전을 통해 상황을 역전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 사람의 공모와 증거인멸 가능성을 강조함으로써 압수수색과 대면 조사 거부 명분을 없애고 적극적인 압박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압수수색이 어렵다고 판단한 특검팀이 대면 조사라는 다음 수를 내다보고 명분을 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청와대 압수수색 대상이 아닌 통화 내역 관련 증거를 거론함으로써 대면 조사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특검팀은 출범 이후부터 최순실과 대통령 사이 긴밀한 의사 연락이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다각도로 조사했다"며 "차명폰과 관련해서는 혐의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afk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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