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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가능성 커져.. 朴대통령 '마지막 승부수' 던지나

입력 2017. 02. 18. 03:02 수정 2017. 02. 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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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특검-대선정국 어디로

[동아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되면서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계제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가 본격화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기 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 하지만 정국이 요동칠 변수는 곳곳에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여부와 박 대통령 구속 여부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박 대통령이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전격적인 하야 선언 등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한 달여간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① ‘특검 수사기간 연장’ 전선(戰線)

이 부회장 구속으로 다시 수사 동력을 얻은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용할지가 1차 관심사다. 특검의 수사기간은 이달 28일 만료된다. 황 권한대행이 수사기간 연장을 수용하면 다음 달 30일까지 ‘거침없는 질주’가 가능하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양분됐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연대를 형성했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이미 수사기간 연장에 합의했다. 정치권 압박에 이어 이 부회장 구속으로 황 권한대행의 부담은 커졌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황 권한대행을 향해 “국민은 특검 연장을 거부하는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반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특검은) 강압수사, 표적수사, 여론수사 비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수사기간 연장에 반대했다. 이날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도 야권은 규제프리존법 수용을 조건으로 수사기간 연장을 위한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요청했으나 한국당은 거절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청와대에선 99% 이상 연장해선 안 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황 권한대행은 25일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일주일. 연장 거부 시 정국은 급속도로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

② ‘박 대통령 구속’ 전선

박 대통령 구속 가능성은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여부와 맞물려 있다. 수사기간이 늘어나면 특검은 박 대통령 뇌물죄 입증을 위해 삼성 외에 SK와 롯데 등 대기업 수사를 전방위로 벌일 태세다. 더욱이 이 기간 탄핵심판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은 헌법에 보장된 불소추 특권을 잃는다. ‘민간인 박근혜’에 대한 강제수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수의를 입은 박 대통령의 모습이 공개되면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된 진영 갈등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오히려 이때 보수층이 다시 결집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반대로 박 대통령이 구속되면 합리적 보수층이 ‘보수 재건’을 위해 새로운 선택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바른정당 측의 셈법이다. 일각에선 야권도 박 대통령 구속에 부담을 느낀다는 말도 나온다. ‘동정 여론’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③ ‘박 대통령 탄핵 인용’ 전선

최대 관건은 헌재의 탄핵 인용 여부다.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파면이냐, 임기 보장이냐의 갈림길이다. 조기 대선 정국의 1차 분수령이다.

야권은 뇌물공여자인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박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이 확인됐다고 주장한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황 권한대행은 대선 날짜를 공고한다. 자신이 직접 선수로 뛸지, 아니면 박근혜 정부와 운명을 함께할지 이때 결정해야 한다.

탄핵이 기각된다면 촛불집회의 불길이 다시 번질지, 대선 후보들은 이를 수용할지, 정치권은 다시 광장으로 나설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 극도의 혼란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의 정치 리더십이 새롭게 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④ 박 대통령의 마지막 ‘승부수’는?

탄핵심판 결정과 박 대통령 신병 처리 여부는 그나마 ‘예측 가능한 범주’에 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전격 하야 선언과 같은 ‘돌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하야를 택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모델이다. 최근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가 잇달아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하는 것도 이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도 있다. 인용이든 기각이든 국론 분열이 불가피하니 마지막 정치적 해법을 찾자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억울하다는 사람이 갑자기 하야할 수 있느냐. 하야는 정치적 선택이고 이는 정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가능한 얘기”라며 “아무런 실익이 없는 상황에서 하야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또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박 대통령이 ‘4월 퇴진, 6월 조기 대선’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여권 내 일부 주장을 두고도 “지금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배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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