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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냉장고 앞 서성이는 아이들..배고픈 보육원

원종진 기자 입력 2017. 02. 20. 21:05 수정 2017. 02. 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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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시는 게 지방의 한 보육원 아이들이 먹을 아침밥입니다. 먹다 남은 게 아닙니다. 반찬의 가짓수는 물론이고 양도 부족합니다. 한창 클 나이인데 제대로 못 먹어서 정상적인 발육이 걱정되는 상태입니다. 부모 사랑에 굶주리고 부실한 밥상에 굶주리고. 아이들 굶기는 대한민국, 오늘(20일) 첫 순서입니다.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방의 한 보육원에 음식 재료가 배달됩니다.

한눈에도 햄과 어묵 같은 가공식품들이 많습니다.

[황희영/A 보육원 영양사 : 조금 단가가 높더라도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편하게 썼다면 (좋을 텐데…)]

물가는 치솟는데 예산이 빠듯하다 보니 고기 같은 메뉴는 양이 제한되고,

[A 보육원 학생 : 고기도 나름 나오기는 하는데 배불리 못 먹을 정도로 나오니까 아쉬워요. 그런 때는 그냥 집(보육원)에 돈이 없나 보다 해요.]
 
과일이나 유제품은 제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황희영/A 보육원 영양사 : (과일은) 개수가 정해져 있어요.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딸기는 
두 개…]

기초생활수급 대상인 보육원 아이들에게 정부가 한 끼 식대로 정한 돈은 2천348원.

하루 간식비도 400원에 불과합니다.
 
지금 시간이 저녁 6시 10분.

아이들이 밥을 먹고 생활관으로 돌아올 시간인데요, 간식비 후원이 끊기면서 아이들은 배가 고파도 다음 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보육원 교사 : 애들이 방에 가면 냉장고 문을 수없이 열었다 닫았다 해요. (간식이) 없는 줄 알면서도요.]

[보육원 교사 : 계란말이 하나랑 김말이 두 개씩 받고, 먹고 나서 좀 더 받자 알았지?]
 
후원이나 간식비 지원이 조금 더 나은 서울의 보육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조성아/서울 B 보육원장 : 힘들죠. 우리 아이들이 너무 작아서 이거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먹는 것도 부실하고요.]

서울에 있는 중학교의 경우 책정된 무상급식 단가는 한 끼 4천730원.

이 금액의 절반도 안 되는 보육원 식대는 지난 4년 동안 불과 279원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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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제가 당시 8시 뉴스 진행을 할 때 열악한 아동 시설 급식비 문제를 다뤘거든요. 그때 집중적으로 다뤄서 사정이 나아졌길래 참 좋다 싶었는데, 지금도 그게 아니군요?

<기자>

그 당시, 2013년에 저희가 이 문제를 보도했을 당시 1천 420원이었던 식대가 649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후 4년 동안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한 끼 식대가 겨우 279원 오르는 데 그쳤는데요, 그래서 현재 식대가 2천348원인데 리포트 보셔서 아시겠지만,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앵커>

사실 이게, 그때도 그랬는데, 4년 전에도 아이들 건강 검진을 해보니까 발육에 문제가 있더라고요. 못 먹어서. 이게 참 걱정이란 말이죠.

<기자>

영양 상태가 안 좋아서 그런지 보육원 아이들이, 평균보다 키가 10cm 정도 작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우리가 무상급식 식대에 해당하는 3천 500원짜리 밥을 먹이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내일 전해드릴 예정이고요, 또 이 열악한 보육원 식대 문제는 도대체 왜 이렇게 개선되지 않는 것인지, 그리고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들이 필요한지도 취재에서 연속으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적어도 아이들을 굶기면 안 되죠. (네.) 계속 기대해보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김남성,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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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진 기자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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