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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에 '최순실 게이트 축소 보도' 김장겸

남지원 기자 입력 2017. 02. 2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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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MBC 뉴스 신뢰도·공정성 훼손의 책임자로 지목돼 퇴진 요구를 받아온 김장겸 MBC 보도본부장(56·사진)이 내부 구성원들과 언론단체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신임 MBC 사장으로 낙점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3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고 권재홍 MBC 부사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 등 후보자 3인에 대한 면접 심사를 거쳐 김 본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정했다. 이날 저녁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김 신임 사장 선임안이 통과됐다.

1987년 MBC에 입사한 김 신임 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 재임 시절 보도국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지내며 내곡동 사저 의혹,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 각종 이슈를 편파적으로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본부장이 된 뒤에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축소 보도하고 ‘최순실 태블릿PC’ 출처 의혹 보도에 집중해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샀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MBC 노동탄압 청문회 개최를 의결하자 야당 비판 보도를 쏟아내 ‘뉴스 사유화’라는 비판을 받게 한 총책임자이기도 하다. MBC 구성원들은 기자회를 중심으로 지난해 말부터 김 신임 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팻말 시위를 벌여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들과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이 23일 사장 선임을 논의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박근혜 정부가 임명하는 사장 선임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방문진이 구성원들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김 신임 사장을 낙점한 것은 마지막으로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밀어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들은 사장 선임을 특정 정파가 좌지우지할 수 없도록 하는 방문진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만큼 선임을 연기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여당 추천 이사들이 묵살하자 전원 표결에 불참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등 언론·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방문진 앞과 상암동 MBC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김 신임 사장은 뉴스 파탄의 주역이자 총책임자”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사장 선임 결과에 대해 “탄핵이 인용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MBC를 수구 친박세력의 마지막 저항기지로 삼겠다는 야욕”이라며 “공영방송을 국민과 시청자께 돌려드리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 신임 사장이 처음 출근하는 24일 오전 상암동 MBC 본사 로비에서 새 사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팻말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등 극우단체들도 방문진 앞에서 “언론노조 때려잡자” 등의 구호를 외치고 군가를 부르며 집회를 열었다.

김 신임 사장의 임기는 2020년까지 3년이지만 실제로는 시한부 사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에 계류된 방문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시행 후 3개월 이내에 공영방송 이사진과 경영진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문진법 개정 후에는 현재 여야 추천 6 대 3 비율인 이사회 구성이 7 대 6으로 바뀌고 이사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사장을 선임할 수 있게 돼 반발이 극심한 인사가 사장으로 낙점되기는 어려워진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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