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가 온다 ③] 베지노믹스(채식경제), 당당한 적자(嫡子)로 서다

2017. 2.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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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시장 거침없는 성장세
-요즘엔 건강 외 ‘맛’을 담는 흐름
-채식ㆍ식당 채식가공품 다양화
-채식, 어엿한 시장경제권 진입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예전엔 서자(庶子)였다. 근데 지금은 아니다. 어쩌면 머지않아 적자(嫡子)로 당당히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채식주의자’ 얘기다.

고기를 안먹고 채소만 찾으면 까탈스럽다고, 이상하다고 놀렸던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채식주의자들은 이처럼 까다롭고, 뭔가 평범하지 않은 이들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사진=채식 이미지.]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채식시장이 커지고 있다. 급팽창세다. 그러다보니 ‘베지노믹스(vegenomicsㆍ채식경제)’라는 말도 생겨났다. 채식주의자 시장이 일정 규모의 파이를 갖추면서 경제적 관점의 대상으로까지 떠올랐다.

28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 규모는 전체 인구의 약 2%다. 채식주의자 범위가 방대하고, 그 숫자를 파악할만한 조사 방법이 없어 정확한 수치 집계는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100만명에서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채식 레스토랑과 채식 베이커리도 300여곳으로,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게 업계 추산이다.

이를 가늠해보면 채식주의 시장 파이는 5년전보다 최소 두배 이상은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 채식주의 제품 판매 흐름을 보면 이같은 추측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육류와 생선류를 대체하는 콩단백을 주원료로 하는 콩고기 매출은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부터 전년동기에 비해 매년 98%, 210%, 57%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콩고기는 육류, 생선류를 대체하는 콩단백을 주원료로 한 제품으로 커틀릿, 너비아니, 쌀탕수, 동그랑땡 등 다양한 제형의 가공식품이다.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고도 고기와 같은 질감과 맛을 재현한다.

이에 식품첨가물 없는 채식주의 가공식품은 전성시대로 향하는 중이다. 한살림은 동물성 성분인 비타민D3를 뺀 두유는 물론 현미쌀가스, 현미쌀너비아니, 현미쌀주물럭, 현미쌀탕수미와 동물성 젤라틴을 배제하고 친환경 과일과 올리고당으로 만든 과일푸딩, 채식카레와 채소교자만두를 선보였다.

농심은 2013년 3월 육류를 빼고 야채로만 맛을 낸 ‘야채라면’을 내놓은 바 있다.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트랜스지방 제로를 내세워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정식품에서는 2016년 4월 코코넛에 라우르산 성분을 더한 리얼코코넛 밀크를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채식주의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제품도 폭풍 성장중인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다보니 채식경제라는 말도 생기고, 업계도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했다.

해외는 채식시장이 이미 활성화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0년 글로벌 식물성 고기 시장은 12억 달러에서 지난해 18억 달러로 뛰어올랐다. 2020년에는 30억 달러(약 3조5000억원)로 예상된다. 대체 육류 시장은 2010년 이후 5년간 7.9% 성장했다. 기존 가공육 시장은 같은 기간 3.6% 커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민텔은 2017년 푸드 트렌드로 ‘파워 투 더 플랜츠’(Power to the Plants)라는 제목아래 ‘비건과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의 확대’를 꼽기도 했다. 뉴욕의 한 푸드 컨설팅그룹도 2017년 푸드 트렌드 중 하나로 ‘채식 시장의 급성장’을 거론하며, 특히 식물성 단백질 붐을 예고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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