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빅스비에 개발자 최소 3000명 투입..데이터 최적화 '올인'

박성우 기자 입력 2017. 3. 3. 16:06 수정 2017. 3. 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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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탑재할 인공지능(AI) 플랫폼 ‘빅스비(Bixby)’ 개발을 위해 최소 3000명이 넘는 개발 인력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갤럭시·갤럭시노트, 삼성페이, 아틱(Artik) 등 삼성전자가 그동안 진행한 각종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많은 소프트웨어(SW) 인력을 투입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빅스비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갤럭시노트7의 발화 사건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스마트폰 개발의 세계적 리더십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의 실행환경을 표현한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

3일 삼성전자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빅스비 개발에 참여하는 인력을 꾸준히 늘려, 현재 소프트웨어(SW) 개발자를 포함한 연구개발(R&D), 테스트, 기획 인력이 줄잡아 30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스비 개발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인수한 비브랩스(VIV Labs) 개발진과 함께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모바일연구소(R5)’, 우면동 연구개발(R&D) 센터, 삼성전자 미국 법인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 빅스비, 수천명의 개발인력 투입…소규모 팀단위 ‘스프린트’ 방식 적용

현재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모듈’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개발팀이 기능별로 맡아 일정 시간 동안 프로그램 코딩을 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여러 작업을 진행해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각 개발팀은 한글화 최적화, 연락처와의 연동, 사진첩과의 연동 등 구체적인 목표로 갖고 움직인다.

삼성전자의 AI 담당 한 개발자는 “수천명의 개발 인력을 적게는 10명 이하, 많게는 수십명으로 팀 나눠서 임의로 설정한 마감기한을 지키는 ‘스프린트(sprint·전력질주)’ 방식도 적용해 개발하고 있다”며 “그동안 삼성전자 개발자들의 개발 주기가 분기 단위였다면, 빅스비 개발 주기는 2~4주 수준으로 짧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발과 검증이 빠른 시간 내 진행돼 결과물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출시에 맞춰 빅스비를 활용한 ‘엔드투엔드(End-to-end)’ 기능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엔드투엔드 기능은 입력에서 출력까지 모든 과정에 AI가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연구소에서 개발자들이 이동하는 모습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AI를 삼성페이와 연동해 제품탐색과 가격비교, 결제까지 이어지는 AI 커머스를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갤럭시S8 사용자가 “OOO 제품 최저가 구매해줘”라고 말하면 AI가 해당 제품을 골라 결제까지 해주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플랫폼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세탁기 등 모든 가전사업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AI와 관련된 기술 개발은 무선사업부뿐만 아니라 소비자가전부(CE)와 네트워크사업부 등 전사적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AI 전문가인 김민경 IBM왓슨연구소 팀장을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 상무로 영입했다. 현재 김 상무는 AI를 접목한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 가전 관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빅스비의 활용 기능을 늘리기 위해 여러 업체와의 제휴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 대형 통신사에서 IoT사업과 제휴를 담당하던 인물도 영입해, 국내외 제휴 사업모델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전자, 빅스비 최적화에 올인…“미션! 데이터 사용량을 줄여라”

현재 삼성전자가 빅스비 개발에서 가장 집중하는 포인트는 ‘최적화(Optimization)’다. 말 그대로 최적의 상황으로 맞춘다는 말이다. 최적화를 잘하면 컴퓨팅 자원을 적게 먹고 배터리 효율도 좋아진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빅스비와 삼성페이가 연동하는 베타서비스 추정 이미지

앞서 언급한대로 스프린트 방식으로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어붙이면, 프로그램들이 서로 최적화하지 되지 않아 프로그램 용량이 커지고 단말기의 구동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빅스비 개발팀 내부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 것은 빅스비 구동 시 통신 데이터를 과도하게 많이 쓰는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클라우드를 거쳐 학습할 때마다 지식을 축적하면 최소한의 데이터 이동만으로 AI를 구동시킬 수 있는 데, 빅스비는 최적화되지 않아 많은 데이터를 이동해야 제 기능을 한다.

삼성전자 한 개발자는 “AI가 학습을 반복할 때마다 지능이 높아지면서 점차 데이터 사용량이 줄여야 하는 데, 빅스비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데이터 무제한 사용자가 아닌 경우 AI로 데이터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 개발 인력들이 최적화에 ‘올인’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개발하는 SW의 규모와 수준을 봤을 때 갤럭시S8의 SW는 기존 SW를 전면 교체하는 수준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갤럭시S8이 출시한 이후에도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기능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부에서 인공지능에 뒤처지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AI와 관련된 스타트업 인수와 투자를 지속하는 배경에는 기술력 확보도 있지만 인재 영입이 더 중요한 이유로 빅스비와 개발과 관련된 인력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5000여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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