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등록금은 총장 가족 '쌈짓돈'..교육용 재산 무단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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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의 한 사립대학교 총장 가족이 교육용 기본재산인 게스트하우스를 수개월간 무단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학교와 아무 관련 없는 총장의 셋째 아들과 그 가족이 국제관 건물의 게스트하우스를 사용료를 내지 않은 채 가정집처럼 쓰고, 인테리어 공사비도 교비회계로 집행한 것을 확인했다"며 "감사 결과를 토대로 A대 총장에게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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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의 한 사립대학교 총장 가족이 교육용 기본재산인 게스트하우스를 수개월간 무단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학생 등록금으로 충당하는 교비회계로 고가의 차량을 렌트하거나 리스해 사용하기도 했다. 설립자와 그 가족 등에 의해 족벌 체제로 운영되는 사립대들이 학교 돈을 ‘쌈짓돈’처럼 쓰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의정부 소재 A대학교를 감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적발해 학교 측에 총장을 신분상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학교와 아무 관련 없는 총장의 셋째 아들과 그 가족이 국제관 건물의 게스트하우스를 사용료를 내지 않은 채 가정집처럼 쓰고, 인테리어 공사비도 교비회계로 집행한 것을 확인했다”며 “감사 결과를 토대로 A대 총장에게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립학교 회계는 법인회계와 교비회계로 나뉜다. 이 중 교비회계는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세출 항목이 ‘학교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나 교육에 직접 필요한 시설 설비 경비’ 등으로 한정돼 있다. 때문에 교비회계로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차량을 렌트해 사용한 것은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이 대학 기획처장은 “이사회에서 총장 징계를 의결한 뒤 처분 결과를 교육부에 보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질문엔 “교육부 감사에서 있는 그대로 다 소명했기 때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말했다.
A대의 사례처럼 일부 사립대의 교비 부당사용은 교육당국에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 지난달 8일에는 서울 B여대 총장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0여차례 학교 공금 수억원을 자신의 법률 비용 등으로 유용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앞서 교육부가 2015년 7월 전체 355개 사립대 중 27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감사한 결과 비위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A대와 같은 재단 소속인 경북 김천시의 C대는 적절한 심사과정 없이 조교수로 임명된 총장 딸이 해외여행비 1156만원을 교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들이 해임 등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교직원들의 영유아자녀 보육료를 학생 등록금에서 전용한 사례도 있었다. 서울 D여대는 2013~2015년 교직원 23명의 자녀 보육비 6851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지급해 경징계 대상이 됐다.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사립대 비위 감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 355개 사립대 중 교육부 감사가 이뤄진 대학 수는 약 70곳에 불과하다. 일부 대학은 교육부 처분에 따르지 않고 버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실 직원이 20명에 불과해 수시로 감사를 진행하긴 어렵다”며 “처분을 억지로 이행하도록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행정적·재정적으로 이행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대화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족벌 사학은 대학 주요 관계자들이 친인척이나 코드가 맞는 인물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회계 운영이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며 “교비를 법에 규정된 내용 외에 쓸 수 없도록 당국의 지속적인 감시와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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