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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신학대 채플 설교 중 여성·장애인혐오 발언한 목사 공식 사과

김원진 기자 입력 2017. 03. 06. 17:10 수정 2017. 03. 0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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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 채플에서 여성혐오, 장애인혐오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던 수도권의 한 교회 소속 ㄱ목사가 6일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ㄱ목사는 6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대문구 감신대 백주년기념관 3층 국제 회의실에 모인 감신대 학생, 교직원, 기자들 앞에서 준비해온 사과문을 꺼내 “미래를 책임지는 학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저는 행복했다”며 “이 마음을 전달하려는 설교 중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표현을 했다. 이로 인해 깊은 상처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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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ㄱ목사는 지난달 28일 열린 감신대 채플 도중 “며느리 삼고 싶은데 나이가 (많다)…”, “병신 없는 세상”과 같은 여성혐오, 장애인혐오 발언을 해 학생들의 비판을 받았다. 감신대 학생 20여명은 지난 2일 낮 12시30분 감신대 웨슬리 채플 앞에서 ㄱ목사의 사과와 학교의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손팻말 시위를 했다.

ㄱ목사는 6일 사과문에서 “제 마음에는 여성을 비하하거나, 장애인을 비하하려는 뜻은 전혀 없었으나 설교 중에 해서는 안 될 단어와 비유들이 들어갔으며 이는 매우 잘못된 것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ㄱ목사는 또 “처음으로 가슴에 담아 두었던 고백을 한다면, 저는 척추 결핵을 통해서 척추 장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그런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놓지 않고 살아왔다”며 “장애인 시설, 양로원 시설 등 9곳을 16년 동안 후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ㄱ목사는 “그러나 변명의 여지 없이 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하여 깊은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매일 매순간 저의 부족함을 자책하고, 깊이 반성하며 지내고 있다.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 저부터 교육을 받고, 지속적인 인식개선을 위해 연회 안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복수의 감신대 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ㄱ목사의 사과문 발표는 5일 늦은 저녁 감신대 측이 급하게 확정해 이뤄졌다. ㄱ목사는 사과문 낭독을 포함해 10분 동안 회의장에 머물다 밖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감신대 한 학생은 “ㄱ목사가 사과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과한 점은 괜찮았던 것 같다”며 “다만 학생들과 소통하겠다고 하고서는 질문 1개 받고 바로 자리를 뜬 것을 두고 학생들이 많이 언짢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감신대 학생은 “질문 하나만 받았을 뿐만 아니라 사과문이 전체적으로 구체적인 사과가 아니라 두루뭉술하게 돼 있다”며 “학내 장애 인권 단체는 명확하게 어떤 표현을 잘못 썼고, 어느 부분이 잘못인지 명시하는 2차 사과문을 학교 측에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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