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사회

임산부 배지, 아무나 받는다고?.. 실제론 달랐다

배지현 입력 2017. 03. 09. 09:18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년 임산부의 날 배지 제작.. 보건복지부 관계자 "예산이 부족하다"

[오마이뉴스 글:배지현, 편집:장지혜]

 3월 4일 오전 네이트판에 올라온 임산부 배지 글
ⓒ 네이트판
지난 4일 한 커뮤니티에 '임산부 배지 임산부 아니어도 받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임산부가 아닌 한 시민이 별다른 임신 사실 증명 과정 없이 지하철역에서 쉽게 임산부 배지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과연 임산부 배지는 그렇게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일까.

보건복지부에서 임산부에게 제공하는 임산부 엠블럼은 현재 카드 목걸이와 가방 고리 두 종류가 있다. 둘 다 인터넷 공간에선 '임산부 배지'라 부른다.

많은 임산부들이 이용하는 네이버 카페 중 하나인 '맘스홀릭 베이비'엔 임산부 배지를 받기 힘들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카페 별명 'Bread'는 "저희 구 보건소에서 임산부 배지를 안 준다"며 "예전에 지하철 역사에서 줬다는데 정보 좀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별명 '돌핀호텔 84'도 "이제 18주차인데 임산부 배지가 다 떨어졌다더라"며 "보건소에서 이제 안 준다. 혹시 다른 데서 받을 수 있는지 아시는 분 있느냐"고 물었다. 블로그에서도 비슷한 글을 볼 수 있다. 아이디 'todanf4522'는 "보건소에 갔더니 지하철에 가라고 하더라"고 했다.   

지방에 사는 한 임산부는 인터넷에 글을 올려 서울에 사는 임산부의 배지를 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임산부 배지 품절'도 일어난다. 육아용품을 판매하는 한 사이트에선 배송비를 내면 무료로 제공되는 배지가 품절됐다. 이 사이트에선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동안 임산부 배지가 2000개 넘게 구매됐다.

보건소, 지하철마다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보건복지부는 2010년부터 매년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에 임산부 배지를 제작해 보건소와 서울시 지하철, 공항철도, 광주 도시철도에서 배포하도록 했다.

<오마이뉴스>가 서울시를 통해 확인해보니 서울시 25개 보건소 중 관악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보건소는 주말에 운영하지 않고,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성북구, 강북구, 은평구, 서대문구, 금천구는 4월까지 주말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나머지 11개 보건소는 2, 4째 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임산부에게 철분제, 엽산제를 지원하는 업무를 하지만, 임산부 배지는 보유물량이 없을 수 있어 방문 전 미리 담당자에게 확인해야 한다. 일단, 평일에 일을 하는 임산부라면 보건소에서 배지를 받기란 쉽지 않다.

지하철역에선 어떨까. 임산부 사이에선 5, 6, 7, 8호선을 지나는 지하철역에서만 받을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잘못된 정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배지 3만6500개를 보냈다. 서울 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각 지하철 역에 재량껏 분배한다.

하지만 역무원들은 이같은 상황을 잘 모르는듯 했다. <오마이뉴스> 기자가 각 지하철 역에 전화로 배지 수령 가능 여부를 문의한 결과, 1호선 중동역 한 역무원은 "5, 6, 7, 8호선에만 배지가 있다"고 답했다. 2호선 신촌역에선 미리 연락하고 오면 배지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종로3가역엔 배지가 다 떨어졌다.

 출생아 수와 보건복지부의 임산부 배지 제작개수 비교.
ⓒ 배지현
남는 예산으로 제작...매년 들 쭉날쭉

보건복지부는 과연 배지를 충분히 제작한 것일까? <오마이뉴스>는 임산부 배지가 제작된 2010년부터 출생아 수와 임산부 배지 개수를 비교했다.

임산부 배지가 처음 시작된 2010년 전국 출생아 수가 47만인 데 비해 임산부 배지는 2만 개로 턱없이 부족했다. 그 뒤로 10만 개를 넘기고 점점 늘어나다가 2014년엔 약 4 만개로 줄었다. 매년 임산부 배지 제작개수는 크게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지만 출생아 수에 비해선 언제나 모자랐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관계자는 "카드 목걸이 형태를 많이 제작하다 보니 원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엔 비교적 차이가 좁아진 추세다. 2016년 출생아 수는 약 40만이었고 임산부 배지는 24만 개였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임신 초기인 임산부로 따졌을 땐 (임산부 배지를 착용해야 할 임산부 수가) 27만 명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신 초기 임산부에게만 배포한다면 크게 부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하다"며 "1년에 5500만 원을 지원받아 임산부의 날 행사를 한 뒤 남는 돈으로 배지를 제작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배지 배포처가 보건복지부 지원 없이 자체 제작하기도 한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자료에 따르면 이 공사는 지난 2012년에 5000개, 2015년엔 1만개를 자체 제작해 배포했다.

Copyrights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