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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토리] '강남분유 진실' 아기만 안다?

김설아 기자 입력 2017. 03. 10.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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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분유요? 비싸지 않은 가격에 품질도 좋다고 입소문났죠. 독일과 뉴질랜드, 미국 등 낙농업 선진국 분유라 왠지 믿음이 가고 신뢰가 가요. 특히 압타밀은 신생아 배앓이도 막아주고 모유를 먹은 것과 같이 황금변을 눈다고 해서 더 유명하잖아요.” (가정주부, 고나영씨)

수입분유 열풍이 뜨겁다. 특히 ‘강남 분유’로 알려진 압타밀은 수입분유 시장의 80%를 장악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다. 급기야 유통공룡 이마트까지 공식 수입에 나서면서 국내 유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신생아 수가 매년 감소해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나눠먹을 입이 하나 더 늘어나서다. 

◆ 수입분유 해외직구, 국산 보다 낫다?

일단 국내 유업계는 앞으로의 추이를 주시하면서도 압타밀이 이미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통해 소비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단기간 내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분유업계 한 관계자는 “압타밀 시장 규모가 300억~4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마트가 수입한다고 해서 그 규모가 2배로 늘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더 큰 우려는 해외직구를 통한 수입분유 구매가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일부 주부들 사이에서 수입제품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실제 압타밀, 홀레, 베바 등 조제분유의 해외 직구열풍이 거세지면서, 2014년 해외직구를 통한 수입액이 일반수입액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조제분유 수입액은 2012년 1399만달러, 2013년 1641만달러를 달성한 데 이어 2014년에는 2857만달러로 매년 급증했다. 이후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분유업계는 2015년 3000만달러를 넘어선 뒤 지난해 4000만달러 안팎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수입분유가 국산분유보다 가성비가 좋고 성분도 더 뛰어나다”는 소문이 일부 주부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영향이다. 선진국에서 생산된 분유이기에 품질이 더 우수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무분별한 정보의 남용과 과대광고 등으로 수입산 분유의 문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수입산 분유를 무조건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세슘, 사카자키균이 검출되는 등 수입제품의 성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안전성 면에서 수입제품이 국산제품보다 낫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 국내와 다른 기준…감시 사각지대

가장 큰 문제는 직구를 통해 구매한 수입분유는 감시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점이다. 특히 1, 2단계의 수입 분유는 축산물로 분류돼 통관 시 영양성분이나 안전성 항목에 대한 검사 없이 서류만으로 적부가 판정된다. 국내 조제분유 규정상 첨가할 수 없는 성분이 들어있더라도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압타밀은 이마트가 정식 수입에 나서면서 식약처 정밀검사를 거치는 등 안전성이나 교환환불 서비스 부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제품들은 여전히 관리사각지대에 있다”며 “이 경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수입분유의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한국 영·유아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단백질, 인과 같은 필수 영양성분은 국내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컨데 6개월 대상의 유럽 분유의 경우 한국의 분유와 개념이 다르다. 유럽의 경우 하루에 1~2회만 먹이는 일종의 영양보충식 개념으로 실제 제품에 표시된 수유방법에도 하루 1~2회만 먹이도록 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반대다. 6개월경 주식 개념으로 분유를 주고 이유식을 보충식으로 준다. 제품의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영양설계가 국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분유의 광고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해 무분별한 허위·과대 광고가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국내 조제분유의 경우 “모유가 아기에게 가장 좋은 식품이다”라는 내용의 안내표시가 법적인 의무표시 기준이며 조제분유의 광고 및 홍보활동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또 국내 분유제품 중 성장기용조제식 유형은 사전광고심의를 필수로 받아야 하며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적합하다고 판정된 문구만 광고에 사용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모유’, ‘면역’ 등과 같은 기능성 표현은 철저히 걸러진다.

수입분유는 사정이 다르다. 표시광고 심의 대상에서 제외돼 해당 업체들은 판매사이트를 통해 ‘모유’, ‘면역’ 등의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한다. 실제 뉴질랜드 코알라 분유는 “모유 수준과 동일”, “모유수준에 맞춰 소화흡수율을 높였다” 등으로, 압타밀 분유는 “모유처럼”, “모유에 가깝게 만들었다” 등의 문구로 과대광고가 이뤄진다. 미국산 씨밀락 분유 역시 “아기 변이 모유 수유 시처럼 부드럽다” “면역기능을 증진시켜주는” 등의 문구를 사용했다.

◆ 내 아이가 먹는 분유, 더 꼼꼼히

전문가들은 수입분유의 과대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성분 규격이 국내 법적 기준에 적합한지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하지는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미생물 및 유해성분 관련 안전관리가 엄격한 제품인지 ▲기본 품질 중 하나인 용해도가 좋은 제품인지 등도 따져봐야 한다.

분유제조업체 관계자는 “수입제품보다 국산분유가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고 판단할 순 없지만 한국 영·유아에게 필요한 영양설계 및 기능성 성분의 배합이 더 적합한 것은 맞다”며 “수입제품이기 때문에 무조건 훌륭할 것이라는 사고보다는 내 아이가 먹는 제품인 만큼 좀 더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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